지금은 비포장 달리는 슈퍼카…AI칩 성능 100% 활용 필수품 '광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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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비포장 달리는 슈퍼카…AI칩 성능 100% 활용 필수품 '광통신'

르데스크 2026-03-11 18:10:38 신고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산호세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광통신 관련주로 쏠리고 있다. 최근 급격히 불어난 데이터 처리량으로 인해 병목 현상과 전력 소모 문제가 AI 기술 혁신의 난제로 떠오른 탓이다. 미국 월가를 비롯한 세계 각국 주식에선 광통신 기술이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로 지목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향후 관련 기업의 수혜 가능성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리선 가고 빛의 시대 온다" 엔비디아 GTC 2026 앞두고 '광통신' 관련주 몸값 껑충

 

반도체업계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 테크 컨퍼런스(GTC) 2026'가 오는 16~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개최된다. GTC는 엔비디아가 매년 개최하는 글로벌 기술 행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행사 첫날인 16일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인프라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행사에는 한국 기업들도 대거 참석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현장을 방문해 젠슨 황 CEO와 회동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의 고위 임원들도 GTC에 참가해 AI 기술 동향을 살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GTC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는 엔비디아의 광통신 사업이 꼽히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일(현지시간) 광통신 관련 기업인 루멘텀 홀딩스와 코히어런트에 각각 20억달러(한화 약 3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루멘텀 홀딩스는 데이터 전송에 핵심적인 광 트랜시버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엔비디아의 AI 스위치 등에 탑재될 광원 기술을 맡게 됐다. 코히어런트는 실리콘 포토닉스(광반도체)와 고성능 소재 분야 기술 기업이다. 이번 투자를 발판 삼아 향후 AI 공장 구축에 필수적인 초고대역폭 광학 인터커넥트 제품의 생산 확대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산호세에서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이 개최된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가 무려 6조원 규모의 투자까지 단행하며 광통신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자사 제품의 효과를 극대화시켜 시장 장악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자리하고 있다. 통상 전기 신호는 전송 거리가 길어질수록 전력 손실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최근 AI 연산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구리 기반의 회로 기판(백플레인)은 전송 속도의 저하와 발열이라는 한계에 직면했다.

 

전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력을 쏟아 부으면 기하급수적인 열이 발생하고 이를 식히기 위해 다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해야하는 에너지 악순환에도 빠졌다. 특히 구리 기반의 백플레인은 늘어난 연산 속도를 전송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데이터 병목 현상'에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아무리 강력한 GPU를 갖춰도 이를 연결하는 통로가 좁아 전체 시스템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바로 구리 회로를 광 부품으로 전면 교체하는 '코-패키지드 옵틱스(CPO·Co-Packaged Optics)' 기술이다. CPO는 연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와 빛을 전달하는 광 부품을 하나의 기판 위에 직접 붙여 패키징하는 방식으로 이 기술을 적용하면 프로세서와 광 부품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극단적으로 짧아져 전기 신호 이동 시 발생하는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빛을 이용한 광통신은 전기 신호보다 압도적으로 넓은 대역폭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력 효율이 높아짐과 동시에 병목 현상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버 내부에 CPO 방식의 광학 기술을 도입할 경우 데이터 전송에 드는 전력을 30~50%까지 절감할 수 있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엔비디아가 거액을 투자한 루멘텀과 코히어런트 등 광통신 장비 기업들과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어떻게 제시되느냐에 따라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의 승자가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광통신 관련주 선점 움직임 가속화…"AI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전략 자산" 평가

 

▲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광통신 기술을 AI 반도체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핵심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앞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미국 월가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증권가도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광통신 기술을 AI 시대의 핵심 기술로 평가하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비벡 아리야 애널리스트는 지난 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광통신 시장은 향후 5년간 약 4배 이상 급성장해 2030년에는 730억달러(원화 약 107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엔비디아의 기술 로드맵은 광통신 산업 전체의 나침반 역할을 하기 때문에 GTC 발표 내용에 따라 글로벌 광학 부품사들의 주가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극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모건스탠리의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도 "AI 연산 능력이 고도화될수록 이를 뒷받침할 초고속 네트워크망 구축이 필수적이며 이 과정에서 광통신 부품 업체들의 수주 가시성이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투자한 코히어런트를 광통신 섹터의 대표주로 꼽으며 오는 2026년 말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해 2027년에는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밖에 니덤 증권사의 라이언 쿤츠, UBS증권의 티모시 아쿠리, 투자은행 레이몬드 제임스의 사이먼 레오폴드 등 주요 애널리스트들 또한 일제히 광통신 사업을 AI 반도체 생태계의 새로운 핵심 투자 영역으로 지목했다.

 

이미 관련 종목 선점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루멘텀 홀딩스와 코히어런트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4.89%, 3.30% 올랐다. 시에나(+5.91%), 코닝(+5.56%) 등 미국 증시 내 광통신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들도 대부분 상승했다. 시에나는 전 세계 고속 광통신 장비 시장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기업으로 최근 여러 데이터센터를 하나로 연결해 거대한 AI 공장을 만드는 'AI 스케일 어크로스' 구현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광섬유 제조사인 코닝은 최근 메타와 60억달러(한화 약 9조원) 규모의 광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 최근 전 세계적으로 광통신 관련주가 동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광통신 관련주 주가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국내 광통신 관련주도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는 등 덩달아 강세를 보였다. 일부 종목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광통신 관련주의 1일 평균 상승률은 11.74%로 코스피(+1.40%)와 코스닥(-0.07%)의 등락률을 모두 크게 뛰어넘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대한광통신이 29.95%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고 오이솔루션도 전일 대비 20.67% 올랐다. 이어 ▲빛과전자(+10.95%) ▲파이버프로(+9.39%) ▲RF머트리얼즈(+9.38%) ▲한국첨단소재(+8.35%) ▲우리넷(+8.06%) 등도 모두 상승 마감했다.

 

대한광통신은 국내 유일의 광섬유 및 광케이블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오이솔루션은 전기신호를 빛으로 바꾸는 광트랜시버 분야 국내 1위 기업으로 꼽힌다. 파이버프로는 광섬유 계측 장비를, 우리넷은 광전송 장비를 생산하며 RF머트리얼즈는 광트랜시버용 방열 제품을 각각 생산하고 있다. 빛과 전자는 광통신용 반도체 레이저 다이오드(LD)를 제조하는 기업이며 한국첨단소재는 최근 정밀 광학 부품 등 특수 소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구리 기반 전송 방식의 물리적 한계가 명확해진 만큼 엔비디아가 제시할 새로운 광학 연결 표준이 관련 기업들의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높여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용 초고밀도 광케이블 매출 발생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본격적인 리레이팅(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것이다"며 "특히 글로벌 빅테크향 공급망에 진입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실적 성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인프라 경쟁이 칩 자체의 성능을 넘어 시스템 전체의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며 "광통신은 단순한 부품을 넘어 AI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전략 자산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통신으로의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선택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R&D 지원과 인프라 구축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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