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간세포암 치료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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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간세포암 치료 효과 확인

캔서앤서 2026-03-11 17:15:07 신고

간암(간세포암, HCC)은 전 세계 암 사망원인 상위권을 차지하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도 매년 수천 명이 새로 진단받으며, 진행성 병기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치료 지형이 크게 바뀌었지만, 1차 치료에 실패한 이후 어떤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의학적 난제로 남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연구팀이 주도한 아시아 다국적 다기관 연구가 중요한 답을 내놓았다. 서로 다른 면역 기전을 가진 면역항암제를 순서대로 쓰는 '면역 순차치료' 전략이 실제 환자에게서 유의미한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성 간세포암의 1차 표준치료는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티센트릭)과 표적항암제 베바시주맙(아바스틴)을 함께 쓰는 병용요법이다. 하지만 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질병이 진행된 환자에게 무엇을 다음으로 써야 할지는 명확한 근거가 없었다.

이 때 쓸 수 있는 치료법을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암센터 전홍재·김정선 교수 연구팀이 찾아냈다. 연구팀은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4개국 6개 의료기관에서 면역항암제 니볼루맙(옵디보)과 이필리무맙(여보이)을 함께 쓰는 병용치료의 효과를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 116명 대상으로 분석했다.

면역항암제 니볼루맙(옵디보)과 이필리무맙(여보이)를 함께 쓰는 병용요법이 '아테졸리주맙(티센트릭)+베바시주맙(아바스틴)' 병용요법이 잘 듣지 않는 간세포암 치료 대안으로 떠올랐다./BMS 제공
면역항암제 니볼루맙(옵디보)과 이필리무맙(여보이)를 함께 쓰는 병용요법이 '아테졸리주맙(티센트릭)+베바시주맙(아바스틴)' 병용요법이 잘 듣지 않는 간세포암 치료 대안으로 떠올랐다./BMS 제공

연구 결과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전체 반응률 31%로 의미 있는 항종양 효과가 확인됐다. 분석 대상 116명 가운데 면역항암제를 처음 쓴 환자군에서는 약 42%, 이전에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을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는 약 20%의 객관적 반응률이 확인됐다. 1차 표준치료 실패 이후에도 5명 중 1명꼴로 종양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둘째, 반응이 나타난 환자에서는 효과가 오래 유지됐다. 면역항암제 노출 여부와 관계없이 치료 반응이 확인된 환자들에서 반응 지속 기간의 중앙값은 약 24개월이었다. 단순히 일시적으로 종양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되는 면역 반응이 작동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결과는 ‘이필리무맙+니볼루맙’ 병용요법이 기존 면역항암제 기반 병용치료 이후에도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 치료 순서에 대한 전향적 임상 평가의 근거를 제공한다.

셋째, 면역 관련 이상반응이 치료 효과의 '예고 신호'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발견은, 갑상선 기능 이상 등 면역 관련 이상반응(irAE)이 발생한 환자군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무진행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이 더 길었다는 점이다.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면역 이상반응이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라, 면역계가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살아 있는 지표'일 수 있음을 실제 임상 데이터로 보여준 것이다. 이는 향후 어떤 환자에게 이 치료를 선택할지를 판단하는 바이오마커 연구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니볼루맙은 PD-1(프로그램 세포사멸 수용체 1) 경로를, 이필리무맙은 CTLA-4 경로를 각각 차단하는 서로 다른 기전의 면역관문억제제다. 단독 면역항암제는 기대보다 항암 효과가 크지 않았는데, PD-1 차단에 다른 면역 기전의 억제를 추가함으로써 반응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조합의 이론적 근거다.

아테졸리주맙은 PD-L1을 차단하는 약물이다. 1차로 PD-L1 경로를 억제한 뒤, 2차로 PD-1(니볼루맙) 및 CTLA-4(이필리무맙)를 함께 차단하는 전략은 각각 다른 면역 탈출 경로를 순차적으로 봉쇄하는 방식이다.

1차 치료에서 한 면역 관문을 억제했지만 암세포가 다른 경로로 면역을 회피했을 때, 2차 치료에서 그 경로까지 막겠다는 논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 전략이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에게서도 작동한다는 첫 번째 대규모 근거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최근의 글로벌 임상 흐름과 맞닿아 있다. 3상 임상시험 CheckMate 9DW를 근거로 미국 FDA는 2025년 4월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을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간세포암의 1차 치료로 정식 승인했으며, 이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의 38%가 3년 시점에서 생존한 반면 대조군은 24%에 그쳤다.

유럽 집행위원회(EC)도 같은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을 절제 불가능 또는 진행성 간세포암의 1차 치료로 승인했으며, 대조군(렌바티닙 또는 소라페닙)의 중앙 전체 생존기간 20.6개월 대비 병용요법에서 23.7개월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반응 지속 기간 중앙값은 30.4개월로, 대조군의 12.9개월을 크게 앞섰다.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 외에 1차 면역항암제 실패 이후의 치료 전략으로 다른 접근법도 주목받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필수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에게 간동맥 항암 주입술을 시행했을 때, 항암 주입술 단독군보다 무진행 생존기간을 포함한 전체 생존기간이 향상됐다. 현재 1차 면역항암제 치료 이후 확립된 2차 치료전략이 부족한 상황에서 간동맥 항암 주입술이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홍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상시험이 아닌 실제 진료 현장에서 축적된 다국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1차 면역항암제 치료 이후에도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이 선택적인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한 첫 연구"라며 "향후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과 면역항암제 순차 치료 시퀀스를 최적화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및 보건복지부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간담도 분야 국제학술지 ‘리버 인터네셔널(Liver International)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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