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예비 임차인이 선순위 보증금 등 권리 정보를 한 번에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정부가 전세사기 대응 '무게중심'을 피해 구제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기는 제도 개선에 나섰다.
전세계약 맺기 전 임차인이 주택 권리관계·위험요인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체계를 손질하고, 전입신고·대항력 발생 사이 제도 공백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반복된 전세사기 피해가 결국 '정보를 알기 어려운 구조'와 '제도 시차'를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대책은 계약 이전 단계에 있어 위험 차단 장치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췄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정부가 국토교통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과 함께 지난 10일 발표한 '전세사기 방지 대책' 핵심은 계약 전 위험정보 통합 제공이다.
지금까지 예비 임차인이 전세 계약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선 △등기부등본 △전입세대 정보 △확정일자 관련 정보 등을 여러 경로로 나눠 확인해야 했다. 문제는 자료를 확보하더라도 실제 선순위 권리관계 및 보증금 위험도를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다가구주택·비아파트 시장의 경우 정보 비대칭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임차인이 계약 직전까지도 정확한 위험 수준을 체감하기 어려운 구조다.
정부는 이런 한계를 줄이기 위해 부동산 정보 통합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등기정보를 포함해 △전입세대 정보 △확정일자 △임대인 체납·신용정보 등을 연계해 예비 임차인이 계약 전 주택 권리관계·위험도를 보다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제도가 안착하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개별 정보 조회'에 그친 기존 확인 방식에서 벗어나 종합적 위험 판단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결국 사기 발생 뒤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당호 위험한 계약을 피하는 예방 장치를 제도화하려는 성격이 짙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임차인 보호 장치도 함께 보강된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임차인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에 발생하지만, 담보권은 설정 즉시 효력이 생긴다. 이런 시간차는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마친 직후 임대인이 추가 담보 설정에 나설 수 있는 틈으로 지적된 바 있다.
정부는 해당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대항력 효력 발생 시점을 '전입신고 다음 날'이 아닌 '전입신고 시점'에 가깝게 조정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제도 빈틈을 줄여 임차인 보호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취지다.
뿐만 아니라 금융권과의 정보 연계도 대책에 포함됐다. 금융기관이 임대인 대출 심사 과정에서 선순위 임차보증금 정보를 신속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과도한 담보대출 및 임대인의 편법적 자금조달 가능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더불어 중개 현장의 설명 책임도 무거워진다. 정부는 공인중개사가 거래 위험과 권리관계를 보다 충실히 확인·설명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이 전세사기 예방 장치를 계약 이전 단계로 당긴 점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체감 효과는 정보 연계 범위와 데이터 최신성, 관련 법 개정 속도에 좌우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확인 가능한 정보'가 얼마나 촘촘하고 제때 제공되느냐가 제도 성패를 가를 변수"라고 바라봤다.
중개 현장에서는 이번 대책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정부 부동산 정보 통합 시스템 구축 계획과 관련해 중개 현장 정보 비대칭 문제를 줄이고, 국민 재산권 보호를 두텁게 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입신고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는 '법 개정 추진'에 대해 "기존 제도 허점을 이용한 사기 범죄를 차단하고, 임차인 대항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제도 취지와 별개로 시행 과정의 세밀한 설계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협회 관계자는 "전세사기 예방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단순하고 사소한 기재 실수까지 과태료 또는 행정처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여건을 반영한 합리적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제도 강화를 추진하더라도 고의적 은폐·누락과 단순 행정상 오류를 구분하는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대책은 전세사기 대응 체계를 '한 단계 앞당겼다'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특히 임차인이 계약 전에 보다 많은 정보를 확인하고, 더 이른 시점에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방향은 분명해졌다. 다만 정책 효과는 결국 △정보 연계 범위 △시스템 완성도 △법 개정 속도 △현장 적용 방식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전세사기 예방 실효성은 '좋은 발표'에 그치지 않고, 임차인과 중개 현장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정보 접근성과 운영 기준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련 업계 이목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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