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성진 기자 | ‘야구 종주국’ 미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한국이 경우의 수를 따진 끝에 기적 같은 8강행을 이룬 것처럼, 미국도 경우의 수를 따지기 시작했다.
미국은 11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파크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대회 조별리그 B조 최종 4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6-8로 패했다. 지난 3경기를 모두 이겼던 미국은 3승 1패로 조별리그 일정을 마쳤고 8강 진출도 확정하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3승을 올리며 조 1위가 됐고, 12일 멕시코(2승 1패)와 마지막 경기를 한다.
미국이 8강에 오르려면 이탈리아가 멕시코를 잡아야 한다. 그러면 이탈리아와 미국이 조 1, 2위로 8강에 오른다. 그런데 멕시코가 이탈리아에 승리하면 세 팀이 3승 1패로 동률을 이룬다. 이러면 한국이 호주, 대만과 최소 실점률을 따졌던 것처럼 미국도 같은 방식으로 순위를 정해야 한다.
미국은 멕시코, 이탈리아를 상대로 18이닝 동안 11실점 했다. 이탈리아는 9이닝 6실점, 멕시코는 8이닝 5실점이다. 멕시코가 이탈리아에 4점 이하로 득점하고 승리하면 미국이 탈락한다. 멕시코가 5점 이상으로 득점해서 승리하면 이탈리아가 탈락하게 된다. 미국으로서는 복잡한 계산보다 이탈리아가 멕시코에 승리하는 것이 속 편할 경우의 수다.
미국은 WBC 대회 개최를 주도했지만, 지난 5번의 대회에서 우승은 2017년 대회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지난 2023년 대회에서는 일본에 패하며 준우승해 이번 대회에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로 대회에 나섰다. 역대 최다인 22명의 올스타 선수가 미국 야구 대표팀에 합류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남달랐다. 그러나 MLB 소속 선수 상당수가 포진한 이탈리아에 발목이 잡혔다.
여기에 사령탑인 마크 데로사 미국 감독은 대회 규정도 모르는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나 빈축을 샀다. 그는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우리는 8강에 올랐지만 이탈리아에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최소 실점률 규정을 인지하지 못하고 실언했다. 결국 이탈리아전을 패한 뒤 “내가 잘못 말했다. 계산을 잘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미국은 이탈리아전 패배로 총체적 난국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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