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은 모야모야병 전담 센터를 출범시키며 희귀 뇌혈관질환 진료 체계 고도화에 나섰다. 센터를 이끄는 이시운 모야모야병 센터장(신경외과)은 “환자 중심의 맞춤형 진료를 기반으로 다학제 협진을 통해 진단과 치료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안전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혈관,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
모야모야병은 뇌로 가는 주요 혈관이 서서히 좁아지면서 그 주변으로 비정상적인 혈관들이 발달하는 희귀 뇌혈관 질환이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을 뜻하는 일본어 ‘모야모야’(もやもや)라는 이름은 뇌혈관 조영 검사에서 비정상 혈관들이 연기 모양으로 보이는 데서 비롯됐다.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전담 센터를 출범할 데에는 오랜 기간 쌓아온 진료 경험이 있다. 모야모야병은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에서 새롭게 진단되는 환자(소아·성인 포함)의 약 23%, 성인 수술 환자의 약 36%를 담당하며 풍부한 임상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시운 센터장은 “세분화한 전문의 협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담 센터를 출범시켰다”며 “여러 진료과를 오가며 치료받아야 했던 환자들이 이제 한 곳에서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7개 진료과 다학제 협진, 소아부터 임산부까지 맞춤 진료
센터는 신경외과(방재승, 이시운, 이상효 교수)를 중심으로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핵의학과 등 7개 진료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 체계를 갖췄다.
모야모야병은 소아부터 성인까지 연령대와 증상 양상이 다양한 복합 질환인 점을 고려하면 단일 진료과의 판단만으로는 최적의 치료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특히 소아의 경우 병의 진행이 빠르고 뇌혈관이 좁아지며 일시적으로 뇌기능이 저하되는 허혈성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성인은 뇌출혈 발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연령대에 맞는 전문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 환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산부인과와의 협진을 통해 임신과 출산 과정을 안전하게 지원하는 것도 센터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에, 모야모야병 센터는 다학제 외래를 운영해 진단이 모호하거나 치료 방침 결정이 어려운 환자를 집중 진료하며, 진단부터 치료, 장기 추적까지 원스톱으로 관리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연령별로 다른 초기 신호,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
모야모야병은 조기 발견이 치료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질환이다.
이 센터장은 연령대별 특징적인 증상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권고한다. 성인의 경우 극도로 긴장하거나 피로한 상황에서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시야 일부가 가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아에서는 뜨거운 음식을 먹거나 숨을 크게 내쉰 직후 한쪽 팔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지는 증상, 또는 울고 난 뒤 갑자기 늘어지거나 균형을 잃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 전략도 연령에 따라 다르다. 소아는 혈관이 가늘어 간접 문합 수술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성인은 직접·간접 문합 수술을 병행하고 뇌출혈 위험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혈역학적으로 안정적인 환자라면 전문의의 지도 아래 꾸준히 관리 받으며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증상이 나타나거나 상태가 불안정한 경우에는 수술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모야모야병 핫라인’을 개설해 센터 내 환자뿐 아니라 전국 종합병원의 모야모야병 중증 응급 환자까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핫라인은 두 가지 트랙으로 운영된다. 첫 번째는 분당서울대병원 환자 대상으로 수술을 받았거나 대기 중인 환자에게 갑작스러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담당 의료진과 즉각적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전국 종합병원 네트워크 트랙으로, 각 병원 진료협력팀을 통해 신속한 전원 또는 외래진료 연계를 지원한다.
분당서울대병원 모야모야병 센터는 진료와 함께 연구를 핵심 축으로 삼는다.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한국형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모야모야병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기초연구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학술적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센터장은 “전 세계 어디라도 동일한 기준으로 진단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센터의 목표”라며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교육과 학술 분야에서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희귀질환 전문 센터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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