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피드를 스크롤하다 보면 이상적인 하루를 보내기 위한 데일리 루틴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자주 눈에 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 운동을 하는 미라클 모닝, 자기 개발을 위해 매일 저녁 하는 재테크 공부, 일과가 끝난 뒤 충분한 휴식을 위한 케어 루틴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하루를 꽉 채워 계획적으로 살아가는 게 젠지들 사이에서 ‘갓생’이라 불리며 트렌드가 된 적도 있다. 그런데 이런 생활 습관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코스모폴리탄 NL〉 에디터 로스 판 데르 레이스트는 꾸준한 생활 패턴이 실제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신경과학자 안네 소피 플루리에게 물었다.
“우리 몸은 리듬에 따라 작동해요. 24시간 주기의 생체 시계인 ‘서케이디언 리듬’이 있고, 렘수면이나 에너지 피크처럼 더 짧은 주기의 ‘울트레이디언 리듬’도 있죠” 안네 소피 플루리의 설명이다. 서케이디언 리듬은 낮과 밤의 변화에 맞춰 수면, 체온, 호르몬 분비 등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울트레이디언 리듬은 약 90분 주기로 집중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다시 떨어지는 패턴을 의미한다. 이 리듬에 따라 우리의 뇌는 언어와 행동, 빛이나 음식 등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게 된다. 우리가 일정한 루틴 안에서 움직이면 몸은 언제 특정 호르몬을 분비해야 하는지 학습하게 되는 원리다. 예를 들어 수면 시간을 정해두면 우리 몸은 언제 ‘코르티솔(각성 호르몬)’과 ‘멜라토닌(수면 호르몬)’을 분비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즉 같은 행동을 동일한 시간대에 매일 반복해 뇌가 그 패턴을 인지하도록 만들면 습관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루틴을 세울 때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까? 부담감이 적고 일이 쉬울수록 습관은 더 빨리 몸에 밴다. 따라서 사소한 것부터 하나씩 시작하면 된다. 새로운 것을 몸에 익히는 최적의 방법은 ‘습관 쌓기’인데, 마치 책을 쌓듯이 기존 습관에 또 다른 행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덧붙이는 것도 좋다. 먼저 양치질, 커피를 내리는 시간, 점심시간 등 일상에서 매일 반복하고 있는 몇 가지 행동을 꼽아보자. 그리고 여기에 새로운 습관을 연결하면 된다. 예를 들면 양치하면서 스트레칭하기,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일기 쓰기, 점심시간에 노래를 들으면서 산책하기 같은 방식이다. 처음부터 뭘 많이 하려고 하지 말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며 실현 가능한 목표로 시작하면 습관을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관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에게 너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한 번 못 했다는 사실에 크게 낙담하게 되고, 작심삼일이 되기 십상이다. 자신을 다그치는 대신, 오늘은 휴식을 취해도 좋다고 다독여주자. 그래야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도 죄책감에 빠지지 않고 다시 시작할 힘이 생긴다. 루틴을 만들기 전에 쉽게 실행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는 이유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기 위함이다. 작은 성공을 통해 자신감이 생기고, 성취감을 얻어야 동기부여가 되는 법이다.
루틴을 시작하면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다. 안네 소피 플루리는 “친밀한 관계에서 형성되는 유대감과 소속감은 정서적 안정감을 심어주는 핵심 요소기도 해요”라고 말한다. 친구 혹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어떤 일을 꾸준히 실천하도록 도와주는 동기가 되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열심히 운동하고, 수면을 관리하고, 목표를 향해 달리다가 어느 것 하나 하기에도 힘들 때가 있다면 친구와 가족을 만나 대화하면서 새로운 동기부여를 하는 건 어떨까? 우리는 혼자일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할 때, 더 오래 그리고 더 즐겁게 이어갈 수 있다. 다가오는 3월,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시작해보자. 거창한 계획이 아니어도 괜찮다. 다이어리에 적어둔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다보면 그렇게 쌓인 작은 실천들이 어느새 삶의 균형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줄 것이다.
HOW TO 루틴에 ‘지구력’ 더하는 방법
1 쉬운 목표부터 세워라
새롭게 세운 루틴에 부담을 느낀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 어떤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지 떠올려보고, 그런 날에도 할 수 있을 만큼의 기준으로 목표를 설정하자.
2 일상에 루틴을 더하라
이른바 ‘습관 쌓기’다. 예를 들어 양치 후 2분간 스트레칭하기를 매일 반복한다면 그 루틴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
3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라
이렇게 하면 스스로 목표를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예시로 데일리 루틴 목록을 체크할 수 있는 다이어리나 책상 달력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4 ‘나’에게 관대해져라
루틴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돼서는 안 된다. 하루 쉬었다 내일 다시 이어가면 된다.
5 미리 계획하라
언제든 계획이 어그러지거나 의욕이 떨어지는 순간은 온다. 그럴 때를 대비해 플랜 B를 준비해두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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