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여행 수요 회복 흐름 속에서도 노랑풍선의 외형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줄었고 순손실도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패키지 여행 시장 구조 변화와 저가 상품 중심 전략의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랑풍선의 작년 연결 기준 매출 1197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65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매출은 전년 1319억원 대비 9.2% 감소했다. 당기 순손실 역시 마이너스 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IT부문에 대한 투자와 항공권 매입을 비롯한 우선처리비용 증가 등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재무 부담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다. 노랑풍선의 자본총계는 약 396억원, 부채총계는 약 861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웃도는 수준이다. 영업이익 흑자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이 해결되지 않은 점 역시 재무구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여행 수요가 회복세로 전환된 점을 감안하면 외형 성장세는 제한적이라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주요 경재사들이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수익성 역시 높지 않은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약 1.9%에 그쳐 사실상 박리다매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직판 여행사 모델은 대리점 수수료를 줄이는 대신 자체 판매 채널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구조지만 가격 경쟁이 심화된 시장 환경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랑풍선은 업계에서 실속형·저가 패키지 상품 비중이 높은 여행사로 알려져 있다. 일부 패키지 상품의 경우 선택 관광이나 쇼핑 일정 등 추가 비용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이어져 왔다.
업계에서는 저가 패키지 상품 중심 구조가 현지 옵션 매출 의존과 맞물리면서 수익성 한계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패키지에 포함되는 옵션, 쇼핑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한 것도 요인 중 하나”라며 “기존 패키지 수요 고객층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행 시장 구조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패키지보다 개별 여행 비중이 커지고 항공권·숙박·현지 체험 상품을 각각 예약하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OTA(온라인 여행 플랫폼) 이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일정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중시하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패키지 여행 상품의 경쟁력은 과거에 비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랑풍선 역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상품 구조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테마형 여행 상품과 프리미엄 패키지, 자유 일정을 일부 포함한 세미 패키지 등으로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협업 상품이나 마라톤 테마 여행, 역사 해설형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형 상품도 시도하며 기존 패키지 상품과의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 변화가 아직 실적 전반을 끌어올리는 수준까지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행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저가 패키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상품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강화할 수 있느냐가 향후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패키지 여행이 일정 중심 상품이었지만 최근 패키지 여행보다 개인 여행 수요가 훨씬 높아진 상황”이라며 “실속형 패키지다보니 마진이 남는 구조가 아니라 옵션이나 쇼핑을 더할 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여기서 오는 소비자 피로도 커졌다”고 내다봤다.
이어 “프리미엄이나 차별화된 콘텐츠가 매출 개선에 도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전문 해설이나 미식·문화 체험 등 차별화된 콘텐츠가 결합된, 진정한 프리미엄의 의미가 있는 상품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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