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여고동창회 경운회·경운박물관, 21일부터 '노라 노…' 특별전
백수 앞둔 1세대 패션 디자이너…시대 풍미한 의상 70여 점 모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국 최초의 패션쇼 개최, 최초로 기성복 도입, 역대 퍼스트레이디 의상 제작, 미니스커트와 판탈롱 유행 선도.
패션 디자이너 노라 노 이름 앞에는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
패션이라는 단어보다 '옷', '의상'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했던 그 시절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하는 다양한 디자인을 내놓았고, 해외 무대에도 진출했다.
특히 1987년 미국 '하퍼스 바자' 잡지에 실린 그의 랩 드레스는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 전 매장에서 그의 브랜드가 판매 1위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영화배우, 가수, 미스코리아 등 모두가 앞장서 그의 이름을 환호한 이유다.
한국 패션을 이끈 1세대 패션 디자이너 노라 노의 여정을 돌아보는 전시가 서울 강남구 경기여고 100주년기념관 내 경운박물관에서 펼쳐진다.
이달 21일 개막하는 '노라 노: 퍼스트 & 포에버(First & Forever)'는 시대를 앞서가며 K-패션을 개척해 온 노라 노의 활동을 의상 70여 점으로 소개한다.
1928년생인 그의 백수(白壽·아흔아홉 살을 이르는 말)를 맞아 열리는 헌정 전시다.
노라 노가 졸업한 경기여고 동창회 경운회와 경운박물관이 손잡았고, 패션계에 종사하며 굵직한 전시를 맡아 온 서영희 전시감독이 나섰다.
전시는 노라 노가 작업한 다양한 패션 디자인을 소개한다.
전통 삼회장저고리를 변형한 아리랑 드레스, 한복 원단을 사용한 드레스 등을 비롯해 1970년대 기성복 시대를 연 패션쇼 의상까지 다채롭게 볼 수 있다.
당대 유명 인사가 입은 옷들은 특히 시선을 끌 전망이다.
가수 윤복희가 1967년 신곡 '웃는 얼굴 다정해도'를 부를 때 입었던 드레스, 펄시스터즈가 입은 블라우스와 바지, 가수 유정희의 공연 의상 등이 전시된다.
배우 윤소정이 1968년 YMCA 대강당에서 동료 배우 오현경과 결혼식 때 입은 웨딩드레스와 베일은 5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름다움을 빛낸다.
박물관 관계자는 "결혼식 후 윤소정 배우가 웨딩드레스를 미니어처로 똑같이 만들어 입힌 인형을 (노라 노에게) 선물해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윤소정의 웨딩드레스 외에도 약혼식, 결혼식을 위해 제작한 의상도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해외 패션계에서 주목받은 의상도 만날 수 있다.
노라 노는 1970년대 수출을 위해 공장을 새로 짓고 '엔지니어드 프린트(Engineered Prints·옷의 디자인에 맞춰 패턴을 프린트하는 방식)로 옷을 제작했다.
1984년 뉴욕에서 선보인 스트라이프(줄무늬) 패턴 랩 드레스, 이듬해 5월 미국 '보그' 잡지에 실린 노라 노의 빨간색 재킷 등이 눈길을 끈다.
직장은 물론, 저녁 파티 자리에서도 편히 입을 수 있도록 허리 뒤쪽에 고무줄을 넣거나 깃을 세워 키가 커 보이게 한 그의 디자인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단정하면서도 여성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셔츠형 드레스 등도 선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후대의 섬유 패션인에게도 영향을 주며 K-패션의 리더 역할을 해온 노라 노 패션에 관해 재조명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7월 16일까지 볼 수 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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