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위한 북(book)소리]
인재 영입의 경로가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던 옛 시대에 어떤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이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간단히 말하자면 ‘외모, 말씨, 글씨, 판단력’인데 말씨는 조리와 설득력에, 글씨는 서체 못지않게 문장력에도 무게가 있어 보인다.
필자는 평소 말이 조리와 설득력을 갖추려면 지식이 풍부해야 하므로 폭넓은 독서와 여행 등 ‘공부’가 필수라고 보았는데 ‘MBC 문화방송 공채 11기 양희문 성우’는 거기에 더해 ‘말하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통령의 스피치』는 전현직 대통령과 전국구 유명인 몇몇의 말과 연설을 사례로 그 말하는 태도를 전수하는 책이다.
“나는 이 책에서 대통령의 스피치를 ‘기술’이나 ‘수사’로만 해부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문장 구조와 설득의 장치, 리듬과 반복, 메시지의 프레이밍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모든 요소는 결국 감정을 어떻게 담고, 어떻게 건네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저자의 주장에 무릎을 친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강원국은 ‘글이 생각을 정리해 문장의 뼈대를 세우는 일이라면, 스피치는 그 문장에 감정의 온도를 입혀 사람에게 닿게 만드는 일’임을 간파했다.
그래서 ‘스피치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다. 태도의 기본은 진심인데 이는 진정성과 동의어다. 이 진심은 ‘전략적 훈련’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바, 결과적으로 ‘말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 본질에 육박하면 된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들었던 명언이다!
말은 적절한 단어들을 선택한 후 문장으로 구성해 발성하는 행위다. 말을 할 때 뇌와 입은 대체로 동시에 작동하므로 자칫하다간 ‘생각 없는 말’로 설화(舌禍)를 일으키기 십상이라 리더는 항상 단어의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발성 역시 말의 중요한 요소다.
여기까지 훌륭하게 잘하더라도 마지막으로 ‘생각정리’가 되지 않으면 만사 도루묵이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 철학을 곧추세워야 말도 명쾌하게 나오는 것은 자연법칙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거기다 저자의 요구대로 ‘해녀호흡’까지 안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그것은 실제 대통령의 스피치 정도에나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하여간, 『대통령의 스피치』에 나오는 이 한마디가 오랫동안 귓전에 울린다. “말하는 기술은 누군가의 하루를, 시대의 방향을 바꾼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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