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권력’은 어디에서 오며 누가 그것을 정당화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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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권력’은 어디에서 오며 누가 그것을 정당화하는가?

독서신문 2026-03-10 06:00:00 신고

『국가 권력에 관한 담대한 질문』은 저자가 팬데믹 기간을 보내며 다시 돌아본 국가, 권력, 정치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지난 400년 동안 발표된 정치사상사의 주요 저작 중 오늘날의 관점에서 다시 들여다볼 만한 가치가 있는 12편을 선택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홉스-국가관, 울스턴크래프트-성정치학, 콩스탕-자유, 토크빌-민주주의, 마르크스·엥겔스-혁명, 간디- 자치, 베버-리더십, 하이에크-시장, 아렌트-행동, 파농-폭력, 맥키넌-성적 억압, 후쿠야마-역사의 12장이다.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1장의 ‘홉스와 국가관’이다. 성경에 나오는 바다 괴물 ‘리바이어던’을 절대 권력을 지닌 주권자에 비유한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지금 우리의 정치와 세계를 설명하는 서사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일어나는 자연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절대적 권력을 지닌 주권자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 권력이 오히려 평화를 위협한다면? 저자는 이에 대해 “여기에 현대 국가의 딜레마가 있다. 우리를 정치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이 정치이며, 이는 우리가 결코 정치에서 구원받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57쪽)라고 이야기한다.

19세기 소설가 뱅자맹 콩스탕의 「고대인의 자유와 현대인의 자유 비교」를 통해 ‘현대인의 자유’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낸 3장 〈콩스탕과 자유〉도 주목할 만하다. 콩스탕은 고대의 자유에 대해 ‘자유로운 국가의 일원이 된다는 의미이며 공적인 삶에 참여하는 권리’로 파악했다. 반면 현대의 자유란 ‘사적인 삶을 보호받고 개인의 사생활을 보장받는 권리’로 보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콩스탕은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둘을 결합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보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현대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즉 간섭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정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것이 현대적 삶의 역설이다. 진정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정치에 참여하지 않을 우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108쪽)라고 설명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이 책에 실린 12명의 사상가는 국가, 권력, 정치를 향해 날카롭고 담대한 질문을 던진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공산당선언』을 통해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간다운 삶은 가능한가?”를 묻고, 간디는 『힌두 스와라지』에서 “진정한 독립과 자유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또한 베버는 1919년 독일 패전 직후 베를린대학교에서 진행한 강연을 정리한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진정한 정치가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하는가?”에 대해 신념과 책임을 함께 짊어질 수 있는 사람만이 정치가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답한다. 1958년에 이미 기계 기술 시대에 축소되는 인간과 기계가 지배하게 될 세상을 경고한 『인간의 조건』은 ‘악의 평범성’이라는 문구에 갇혀 있던 해나 아렌트의 새로운 정치철학적 시각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구성하는 데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역사상 중요한 사상가와 사상을 불러와 현재의 문제를 들여다보려 했다. 그는 홉스 사상의 역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국가가 잘 작동한다면, 우리는 점점 더 정치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게 될 것이다. 법은 배경에 존재하고, 우리가 그것을 어기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56쪽)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 아이러니 속에서 시대와 상황은 다르지만, 이 책에 담긴 사상들은 우리 시대의 정치, 권력, 국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출발점이 된다.

■ 국가 권력에 관한 담대한 질문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 강은지 옮김 | 아날로그(글담) 펴냄 | 392쪽 |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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