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기민당, 올해 첫 선거 역전패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좌우 연립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녹색당이 집권 기독민주당(CDU)을 꺾고 제1당에 올랐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녹색당이 30.2%를 득표해, 중도보수 CDU(29.7%)를 제쳤다.
극우 독일대안당(AfD)은 2021년 주의회 선거 득표율 9.7%의 배 가까운 18.8%로 3위를 차지했다. 중도진보 사회민주당(SPD)은 5.5%를 얻어 의석 배분 요건인 5.0%를 간신히 넘겼다.
이에 따라 녹색당과 CDU가 연립해 주정부를 구성하고 녹색당 1번 후보로 나선 젬 외즈데미어가 주총리를 맡을 전망이다.
튀르키예 이민 2세대인 외즈데미어는 1994년 첫 튀르키예계 연방의원으로 선출됐다. 2021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녹색당이 참여한 일명 신호등 연정에서 농업장관을 지냈다. 총리직에 오르면 튀르키예계 출신 첫 주총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인구 약 1천100만명인 바덴뷔르템베르크주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보쉬 본사가 있는 자동차·기계 공업 중심지다. 16개주 가운데 바이에른에 이어 두 번째로 잘 사는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녹색당과 CDU가 전통적으로 표를 양분해 왔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5월 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SPD가 일명 대연정으로 불리는 새 연방정부를 꾸린 이후 처음 치러진 지방선거다. 연정 출범 이후 지지율이 꾸준히 하락 중인 CDU는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 녹색당에 10%포인트 넘게 앞섰으나 막판 역전당했다.
독일에서는 올해 바덴뷔르템베르크를 시작으로 라인란트팔츠(3월22일), 작센안할트(9월6일), 베를린·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9월20일) 등 5개주에서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슈피겔은 "CDU가 슈퍼 선거의 해를 한 방 먹으며 출발했다"고 논평했다.
작년 2월 연방의회 총선에서 야당으로 밀려난 녹색당은 "좋은 신호"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번 승리는 오히려 외즈데미어 후보가 중앙당과 거리를 둔 데 힘입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선거 포스터에서 녹색당이 상징인 해바라기 문양으로만 등장했다며 "(당과) 최대한 차별화가 외즈데미어의 전략이었고 그의 성공이 중앙당으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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