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유진 기자 | 중동 사태 여파로 코스피가 연일 급락하는 가운데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급락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본 투자자들이 많아진 영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된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6945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신용거래융자는 통상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이번에는 증시가 급락하는 국면에서는 저가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잔고가 크게 늘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 32조6690억 원이던 잔고는 전쟁 여파로 코스피가 12.06% 급락해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한 4일 잔고는 33조1978억 원으로 처음으로 33조원을 넘어섰다. 불과 이틀 사이 5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추가로 유입된 셈이다.
위탁매매 미수금도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 자금을 활용해 주식을 매수한 뒤 2거래일 내 대금을 결제해야 하는 사실상의 초단기 레버리지 투자다. 지난 5일 기준 미수금 규모는 2조1487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전 상승장에서 개인 자금이 대거 시장에 유입된 상황에서 이번 폭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신용거래를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신용공여 한도 빠르게 소진
빚투 규모가 빠르게 늘면서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신용공여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들은 신규 신용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와 신규거래대주 신규 매도를 일시 중단했고, NH투자증권도 5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를 멈췄다. 서비스 재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신용공여 한도 소진 가능성을 예고하며 예탁증권 담보대출과 신용융자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증시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반대매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용융자는 대출을 활용해 수익을 확대할 수 있지만, 주식을 담보로 잡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할 경우 담보가치 부족으로 보유 주식이 강제로 처분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계좌 내 담보비율 가치의 급변으로 반대매매 등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31분께에는 지수가 전장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며 코스피 시장에서 20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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