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전기차 보조금 집행 양상이 예년과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승용차 보조금이 160개 지자체 중 30곳에서 소진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전기 화물차는 45개 지자체에서 배정량을 초과하는 신청이 접수되며 더 빠른 소진 속도를 기록 중이다.
8일 기후환경에너지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는 배정 120대에 299대가 신청돼 초과율 149%를 나타냈고, 아산(57%), 포항(46%) 등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물류업계 ‘전환 러시’… 초과 신청 150% 육박
이러한 역전 현상은 물류·운송업계의 차량 전환 수요가 개인 소비자보다 규모화되고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특히 기아의 첫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가 상용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1~2월 누적 4993대가 판매됐으며, 2월에만 3967대가 팔려 국내 완성차 5개사 전기차 모델 중 1위에 올랐다. 단일 상용차 모델로서는 처음으로 월간 판매 1위를 차지한 기록이다.
전기 화물차 보조금의 폭발적 신청은 운송업계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개인 소비자가 분산 구매하는 승용차와 달리, 물류 기업들은 회계 처리와 자금 효율을 고려해 연초에 차량 도입을 집중한다. 전주시는 배정 대수의 2.5배에 달하는 신청을 받았고, 대전(161대 배정에 225대), 남양주(230대 배정에 281대) 역시 22~40% 초과 신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수요 증가를 넘어 상용차 전동화가 본격 궤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 EV도 상위권에 올랐으며, 특히 PV5는 다양한 옵션(카고, 밴 등)으로 세분화된 니즈를 충족시키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대기 수요가 올해 초 집중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하 전략 통했다… 기아, 테슬라 6600대 격차 역전
승용차 시장에서도 기아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월 국내 판매량 1만4488대는 기아 전기차 역대 월간 최고치로, 수입차 강자 테슬라를 6600대 차이로 따돌렸다.
이는 EV5 롱레인지(280만원 인하), EV6(300만원 인하) 등 공격적 가격 정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026년형 EV3·EV4는 가격을 동결하며 가성비 경쟁력을 유지했다.
이러한 가격 인하는 2025년 하반기 보조금 조기 소진으로 수요가 정체됐던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구매를 미뤘던 소비자들이 올해 1월 보조금 접수 개시와 동시에 몰리면서 ‘대기 수요의 집중 방출’ 효과가 나타났다.
서울시는 상반기에만 1만2719대(연간 2만2409대 중)를 배정했지만, 일부 인기 차종의 경우 상반기 조기 소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분기 본격 시즌 앞두고 ‘8월 전 신청’ 권고
한편 업계는 2분기(4~6월)를 본격 구매 시즌으로 전망하고 있다. 날씨 개선과 함께 출고 대기 기간을 고려한 신청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과 물류 허브 지역(전주, 대전, 포항)의 조기 소진이 두드러지면서, 지역별 예산 편차에 따른 신청 시점 전략이 중요해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늦어도 8월까지 신청을 완료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2026년부터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구매 시점 지원’에서 ‘내연기관 전환 지원’으로 확대되면서, 정책적 변화가 수요 양상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라면 지자체별 잔여 물량을 수시로 확인하고, 출고 일정까지 역산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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