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셀틱과 레인저스 팬들이 경기 종료 후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지난 8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2025-2026 스코티시컵 8강전을 치른 셀틱이 레인저스와 0-0으로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끝에 4PK2로 4강에 진출했다. 양현준은 선발로 나서 79분간 경기를 소화했다.
셀틱과 레인저스의 ‘올드 펌 더비’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열정적인 더비다. 두 팀은 스코틀랜드에서 압도적인 양강으로, 두 팀의 통산 상대 전적이 172승 107무 172패일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라이벌이다. 셀틱은 아일랜드 이주민 기반의 가톨릭 교도들이, 레인저스는 스코틀랜드인 기반의 개신교도들이 응원하는 팀이어서 여러모로 반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만큼 올드 펌 더비는 종종 경기에서 허용되는 치열함을 넘어 폭력의 형태를 띨 때도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 1998-1999시즌 레인저스가 셀틱의 홈에서 상대를 3-0으로 완파하며 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때, 경기 내용과 심판 판정에 격분한 셀틱 팬들이 주심을 응징하기 위해 경기장에 난입했고, 이날 주심은 셀틱 팬이 던진 동전에 머리를 맞기도 했다. 셀틱 선수들도 극도로 흥분해 퇴장자만 3명이 나올 정도로 거친 플레이를 펼쳤다.
이후 셀틱과 레인저스의 경기는 음주하는 팬이 많이 없도록 낮에 열린다. 이번 경기 역시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에 치러졌다.
그럼에도 팬들에 의한 소요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셀틱과 레인저스는 상대에 승리를 내줄 수 없다는 각오로 치열하게 맞붙었다. 올 시즌 두 팀은 하트오브미들로시언의 돌풍에 밀려 리그 우승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즉 스코티시컵이라도 들어올려야 이번 시즌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전반 35분에는 마에다 다이젠이 득점하며 셀틱이 앞서는 듯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승부는 다시 0-0이 됐다. 레인저스도 연장 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엠마누엘 페르난데스가 골망을 흔들었으나 손으로 공을 집어넣은 게 확인돼 득점이 취소됐다.
승부차기에서 양 팀 희비가 엇갈렸다. 레인저스는 1번 키커 제임스 태버니어와 4번 키커 제이디 가사마가 실축한 반면 셀틱은 키커 4명이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시켰다. 셀틱은 레인저스를 꺾고 4강에 올랐고, 기쁨에 겨운 셀틱 팬들은 레인저스 원정인 걸 잊은 듯 경기장 위로 쏟아졌다. 원래는 레인저스 홈구장에서 셀틱 원정팬 규모를 0명에서 750명으로 엄격하게 제한했는데, 이 제한을 풀자마자 소란이 벌어졌다.
이것이 폭력 사태로 이어졌다. 셀틱 팬들이 경기장에 들어서자 레인저스 팬들도 따라서 경기장에 내려왔다. 경찰과 현장 요원들은 두 팀 팬들을 분리하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자 했다. 관중들은 홍염을 내던졌고, 셀틱 팬들과 레인저스 팬들이 뒤엉키며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다. 이 사태로 일부 경찰과 팬들이 부상당한 걸로 알려졌다.
스코틀랜드축구협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코티시컵 8강전 이후 경기장에 난입한 일부 팬들의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 징계위원회 규정에 따라 즉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경기장 출입 금지 명령을 통해 폭력에 연루된 팬들에게 최대 10년 동안 영국 전역에서 경기 관람을 금지할 수 있다.
사진= 영국 'B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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