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데 따른 후폭풍이 9일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지방선거 후보 등록 신청 접수를 마감했지만, 오 시장은 장동혁 대표의 '윤 어게인' 노선 변화를 거듭 촉구하며 현역 시장의 공천 미신청이라는 강수를 뒀다.
일단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 시장의 돌발 행동을 탐탁지않아 하는 분위기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 공천 미신청에 대한 지도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당의 지방선거 승리라는 큰 목표를 향해 오 시장께서 올바르고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예정된 당 현안 논의를 위한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 역시 오 시장의 '노선 전환' 요구와는 별개라며 거리를 뒀다. 박 수석대변인은 "오늘 의원총회는 오 시장(이 요구한) 끝장 의총과는 상관없이 지난주 금요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당의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미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오 시장의 공천 미신청과 관련해 회의 석상에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추후 오 시장을 포함, 마찬가지로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김태흠 충남지사를 지도부 차원에서 접촉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박 수석대변인은 "두 분 다 당의 유용한 자산이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필요한 인물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만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오 시장의 공천 미신청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초유의 비상 상황"이라고 밝혔다.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 등은 전날 밤 입장문을 내 "지방선거 핵심 승부처인 서울시장 경선의 경우, 현역 단체장으로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과 경륜을 갖춘 오 시장이 빠진 경선은 사실상 시장 선거 포기"라며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는 한시도 지체 말고 수습하라. 즉시 후보 재공모를 결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당 노선의 정상화를 반드시 선결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 '대안과미래' 소속 조은희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우리 당의 현주소다. 오 시장을 어제도 뵙고 여러 가지 상황을 보니, 오 시장은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배수의 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최다선(6선) 주호영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오 시장의) 당에 대한 극도의 불만 표시"라며 "서울 시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민심을 알고 있으니 지금 당의 방향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항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공관위는 공천 신청 기간을 늘려 지방선거 후보자를 추가 모집하는 방향에 부정적이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 접수 기간을 지키지 않고 뒤늦게 추가 모집을 기대하며 공천 규정을 임의로 해석하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라며 "추가 모집은 규정과 관례에 따라 공관위의 심의와 의결로 가능할 수 있으나 그것 역시 철저히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중하게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다.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공천 기강은 반드시 세우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오 시장을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반면 오 시장을 비판하면서도, 추가 공모는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뒤, 오 시장을 향해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야 할 분이 어린애 같은 떼쓰는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며 "추가 공모를 해야 한다. 오 시장도 서울시장 후보로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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