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기업들 비상체계 가동…비용방어·공급선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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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 기업들 비상체계 가동…비용방어·공급선 다변화

연합뉴스 2026-03-09 10:59: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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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 강화·긴급회의…투자계획·집행 시기도 다시 들여다봐

[그래픽] 국제유가 추이 [그래픽] 국제유가 추이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걸프 지역 원유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면서 9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circlemin@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김보경 홍규빈 한지은 윤민혁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하자 국내 대기업들은 긴급회의를 여는 등 비상 체계에 돌입했다.

이란 사태 장기화로 '초고유가'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대기업들은 비용 방어에 더해 공급선 다변화, 생산전략 조정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는 모습이다.

정유공장 정유공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긴급회의·모니터링 등 대책 마련 '분주'…경영난 가중 전망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현대차·LG·한화·HD현대·GS 등 주요 대기업들은 주말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정유 및 석유화학 계열사를 둔 대기업 그룹은 회장을 필두로 임원진들이 직접 사태를 모니터링하며 대책을 모색 중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계열사를 둔 한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원료 수급, 공장별 가동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HD현대는 중동 사태 이후 지속해 긴급회의를 열어 정부의 에너지 수급 안정 정책에 협조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GS그룹은 허태수 회장을 중심으로 고위급 임원진이 사태의 추이와 영향을 챙기고 있다. 그룹의 정유 계열사인 GS칼텍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비축유 활용, 원유 수송 우회경로 확보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유류비 비중이 높은 항공·해운업계도 유가 헤지(위험회피) 확대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의 최대 50%에 대해 유가 헤지를 실행 중인 가운데 국제 유가 추이를 모니터링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은 곧 유류할증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HMM 관계자는 "최소한의 비용 절감 차원에서 경제속도로 운항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면서 "화물마다 유류할증료가 부과돼 소비자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MM HMM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른 업종도 유가 급등에 대비해 원자재 수입 및 완제품 수출의 대체 운송 경로를 확보하고 비용 통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 모든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유가가 너무 올라서 모든 산업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유가에 따른 강달러로 환율까지 급등한 데 따른 영향도 집중 점검 중이다.

통상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지금처럼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는 수입 원가 부담이 수출 이익을 상쇄하는 역효과가 더 클 수 있다.

기업들이 환율 변동 위험 회피를 위해 통화 스와프, 옵션 등 파생상품으로 환 헤지를 시행 중이지만, 환율 급변에 따른 변동성은 기업 전략 수립을 어렵게 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환율 수준보다 변동성이 너무 큰 것이 문제"라며 "기존의 헤지 전략을 넘어서는 리스크에 대해선 사업 계획 수정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등 자동차 업계는 유가 변화에 따른 내연기관차 등 수요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

고유가 기조가 지속될 경우 내연기관차 대신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비중을 늘리는 등 제품 믹스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름값 상승 기름값 상승

[연합뉴스 자료사진]

◇ 유가상승이 경기침체 가속할수도…연초 투자계획 재검토 움직임

국내 대기업들은 이번 상황이 단기적 비용 상승과 물류 차질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물가를 동반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와 씨티 전망을 인용해 에너지 시설 타격,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위협 등으로 원유 생산과 운송이 어려워질 경우 국제 유가는 오는 4분기까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120달러까지도 상승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포인트 커지고, 경상수지는 26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연초 세운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집행 시기를 미루는 방안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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