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의 '전설' 양효진(37)이 은퇴식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양효진은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홈 경기(1-3 패)를 마친 후 은퇴식에 참여했다. 그는 3084명의 홈 관중 앞에서 구단이 준비한 헌정 영상, 전달식, 영구결번식, 핸드프린팅 등 행사를 진행한 후 기자회견에 나섰다.
양효진은 "전날까지 '날 새겠다' 싶을 만큼 은퇴식이 계속 신경 쓰였다. 팀에 알릴 땐 마음이 홀가분했는데, 막상 은퇴식을 앞두고는 복합적으로 생각이 많았다"며 "사진 촬영할 때 가까운 분들을 마주하니까 얼굴을 보면서 희로애락이 느껴졌다. 오늘 안 울려고 했는데 (눈물이 났다) 눈물이 많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같다"고 털어놨다.
2007년 V리그에 데뷔한 양효진은 올해까지 19시즌 동안 현대건설 유니폼만 입고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V리그 대표 미들블로커로 남녀부 통틀어 통산 최다 득점과 블로킹 최다 득점 기록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17시즌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2회, 챔피언결정전 MVP 1회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양효진은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다양한 별명도 얻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별명으로 '거대한 귀요미'를 꼽은 후 "2012년 런던 올림픽 후 팬들이 많이 유입된다고 느낄 때 생겼다. 어린 나이에 생각도 못 한 별명이 생겨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키가 큰데 얼굴에 살이 많아서 그런 별명이 붙었던 것 같다"며 "지금도 조금 부끄럽긴 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효진은 4년 전부터 은퇴를 고민한 사실을 고백했다. 지난해엔 주변 지인들에게 은퇴를 주제로 의논하며 계획을 구체화했다. 그는 1년 더 함께하자는 구단의 만류와 김연경 등의 조언을 받고 올 시즌 이후로 은퇴 시기를 늦췄다.
양효진은 "잘하고 있는 위치에서 그만두고 싶었다. 지금 정도면 은퇴해도 될 것 같았는데, 시작할 때와 달리 그만둘 땐 엄청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며 "(구단의 제의로) 1년 더 한 것에 대해선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훈련장에 오지 않으면 기분이 이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은퇴 후 계획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건 없다면서도 문을 좁히지는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여러 가지로 경험해 보라고 조언받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계속 배구만 하고 살다 보니 좋은 경험을 많이 해보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지도자에 대한 생각도 열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목표는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양효진은 "오늘도 사실 이기고 은퇴식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남은 시즌 좀 더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팀에 아픈 선수도 있지만, 다시 똘똘 뭉쳐서 정상의 자리까지 갈 수 있도록 최대한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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