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개봉한 사극 영화 한 편이 13년이 지난 지금, 넷플릭스에서 연일 재조명되며 TOP 10 순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화 '관상' 예고편 캡처 / ㈜쇼박스
'관상'은 한재림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조정석, 백윤식이 출연한 팩션 사극이다. 조선 최고의 관상가 내경(송강호)이 수양대군(이정재)의 권력 찬탈, 즉 계유정난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개봉 당시 913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천만 고지는 아슬아슬하게 넘지 못했다.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이정재 / ㈜쇼박스
그 영화가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6년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한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으로 덩달아 재조명 되고 있다. 장항준 감독, 박지훈·유해진 주연의 이 작품은 단종의 유배지 영월을 배경으로 촌장 엄흥도와 단종의 관계를 그린 휴먼 사극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최대 흥행작으로 자리잡았다. '왕사남'이 계유정난 이후 단종의 비극을 다루다 보니, 계유정난 자체를 정면으로 다룬 '관상'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영화 '관상' 주연 배우 송강호 / ㈜쇼박스
실제로 영화 '관상'은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한 지난 2월, 갑자기 넷플릭스 한국 영화 TOP 10 순위에 등장했다. 2월 말부터 현재까지 6위에서 10위권을 오가며 꾸준히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13년 전 작품이 현재 개봉 중인 신작의 후광을 받아 재소비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두 영화는 같은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지만 시선이 전혀 다르다. '관상'은 권력의 핵심부, 수양대군과 김종서가 충돌하는 정치 스릴러에 가깝다. 반면 '왕과 사는 남자'는 권력에서 밀려난 어린 왕 단종과 평범한 촌장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휴먼 드라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두 편을 연달아 보면 같은 역사를 서로 다른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영화 '관상' 속 단종 / ㈜쇼박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단종 이홍위 역을 맡은 박지훈 / ㈜쇼박스
실관람객 반응도 뜨겁다. 한 관람객은 "왕사남 때문에 다시 본 영화인데 관상 영화는 진짜로 연기에 전부 너무 잘 만든 영화였다"고 평했고, 또 다른 관람객은 "왕과 사는 남자 보기 전에 봤는데 보고 가서 그런지 단종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을 할 수 있었네요. 수양대군 나올 때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고 관상에서 한명회와 왕사남 한명회 정말 둘 다 악역이지만 왕사남 한명회는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라고 썼다.
"OTT에 있길래 봤는데 와... 연기 미쳤고, 김혜수님 너무 아름다우시고, 연출 너무 좋고, 천만 못 찍은 게 너무 아쉽네요. 정말 무조건 봐야 할 영화"라는 평도 눈에 띈다. "이게 천만을 못 찍었다고? 왜?"라는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영화 '관상' 스틸컷 / ㈜쇼박스
'관상'의 핵심 흡인력은 관상학이라는 소재에 있다. 얼굴로 사람의 운명과 본성을 읽는다는 설정을 역사극에 녹여, 관객이 주인공 내경의 시선으로 등장인물을 함께 '판단'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수양대군과 내경의 심리전, 조연까지 빈틈없이 채운 배우들의 연기력이 13년이 지나도 통하는 이유로 꼽힌다.
역사적 결말을 이미 아는 상태에서도 긴장감이 유지되는 것도 강점이다. "아들 있는 아버지로서 볼 때마다 펑펑 울음 터트립니다. 영화도 그냥 최고"라는 관람 후기는 이 영화가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 감정적으로 오래 남는 작품임을 보여준다.
천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마무리됐던 '관상'이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을 타고 다시 소환되면서 913만이라는 기록이 새삼 아깝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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