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지호 기자] 이종필 감독이 세상에 나온 영화 ‘파반느’에 담긴 애정을 전했다.
이종필 감독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함께 지난 2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는 박민규 작가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세 사람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게 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고아성은 음울한 인상 때문에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피해 다니는 백화점 직원 김미정 역으로, 변요한은 백화점 주차장에서 일하는 박요한 역으로, 문상민은 꿈을 접고 백화점에서 주차요원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경록 역으로 분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탈주’,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 등을 통해 남다른 감성과 연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시선을 보여주며 작품을 이어온 이종필 감독은 ‘파반느’를 통해 자신의 세계를 한 번 더, 더 깊게 구축했다.
이날 이종필 감독은 오랜 시간을 들여 세상에 나온 ‘파반느’에 대해 “정말 오래 준비했다. 10년은 된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은 “보시면 아시겠지만 계절이 드러나는 장면이 많은 편이다. 80% 정도는 2024년 5월경에 찍었다. 이후에 아이슬란드 장면은 10월, 눈이 내리는 장면은 지난해 2월에 촬영했다”며 “지난해 5월에야 첫 편집본이 나왔는데 그때 넷플릭스에서 먼저 제안을 해줬다. 여러 고민이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길 바랐다”고 넷플릭스 공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온 것에 너무 감사한다. 아쉬운 점은 관객과의 대화를 못 한다는 점인 것 같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에 만족한다.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보면 좋겠다”고 작품에 담긴 진심을 전했다.
마치 왕가위 감독의 영화처럼 시작하는 ‘파반느’는 거칠고 투박한 감성이 아름답게 담긴 영화다. 이 감독은 “질감 있고 까끌거리게, 매끈하지 않고 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파반느’가 아름답기를 바랐는데, 동시에 ‘아름다움이란 뭘까’ 생각해 보게 되더라. 그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건 조금 불균질하게 그려내려 했다. 무엇보다 가장 컸던 콘셉트는 ‘사람을 따라가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박해준과 이봉련이 장식한 첫 장면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이 감독은 “경록의 부모님이라는 전사가 없이 오프닝을 보면 두 사람은 그냥 어떤 남자와 여자다”며 “매체에서 그려지는 멜로는 반짝거리고, 잘난 사람만 하는 느낌인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사람들은 다 사랑을 하고 살고, 또 사랑의 정의라는 것도 모호한 것 같다. 그래서 변두리 식당에서 일어나는 멜로의 모습을 영화의 오프닝으로 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영화 속 ‘공기’가 가지는 힘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영화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이런 영화들이 요즘은 왜 안 나올까 고민했을 때, 나는 이걸 ‘공기의 문제’라고 봤다. 그 공기가 사라졌는지는 감히 알 수 없지만, 그런 공기를 ‘파반느’ 속에 넣고 싶었다”며 “그 시절 공기를 구현하고자 했을 뿐인데 어떤 분들은 2000년 대 초반의 감성을, 또 어떤 분들은 90년대나 80년대의 감성을 영화 속에서 느끼셨다고 하셨다. 의도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원작 소설은 어떤 자본주의적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되게 소중하고 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다뤄지는데 그 부분은 제가 자신이 없었고, 또 소설에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 ‘파반느’에서 주목했던 부분은 ‘누군가를 만나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그러다 또 헤어지고’ 이런 부분이었다. 실제로 원작을 처음 읽었던 것이 내가 20대 끝 무렵을 보낼 때였는데, 책 속에서 그 공기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포인트도 더해졌다. 이민휘 음악 감독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 이종필 감독은 “영화 속에 나오는 곡은 전부 음악 감독님이 작업해 주셨다. LP가게에서 듣는 노래도, 요한이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도 그렇다”며 “재미있는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영화에 나오는 밴드 ‘바둑산’은 내가 살던 동네 뒷산 이름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종필 감독은 ‘파반느’를 통해 닿고자 하는 종착지에 대해 전했다. 그는 “어쩌면 다른 영화들은 이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 반면 ‘파반느’는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다. 스스로만 아는, 어쩌면 나도 몰랐던, 그런 어떤 시절을 사는 개인의 모습을 비추면서 내밀한 무언가에 다가가고자 했다”며 “할 수 있는 걸 솔직하게 했다. 누군가에게는 닿을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닿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 멜로 영화들을 보면 영화를 본 분들이 자신의 시절을 떠올리는 평을 남기고는 하셨다. 그런 후기를 보면서 나도 꼭 이런 글들을 받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파반느’를 공개한 뒤 각자의 시절을 회상하는 후기들을 보고 울컥했다”고 마음을 드러냈다.
이종필 감독의 오랜 애정이 담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강지호 기자 khj2@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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