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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만 14세 안 되면 사람 죽여도 감옥 안 간다"

연합뉴스 2026-03-07 05: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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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재점화…"시대 변했다"

李대통령 "국민 다수는 낮추자고…두달 후 결정"

"강력범죄는 나이제한 없어야"…"부모 책임 강화하라"

"정책·교육 고민이 먼저"…"인권 관점서 바람직 안 해"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만으로 14살 안 되면 사람 죽여도 감옥 안 간다던데, 진짜예요? 신난다."

만 13세 백성우가 자신만만하게 내뱉은 말이다.

그는 대낮에 놀이터에서 만난 초등생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후 도끼로 훼손한 시체를 유기했다며 자수했다. 하지만 촉법소년이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2022년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에 등장한 에피소드다. 촉법소년 제도가 악용되는 사례를 보여줬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쏘아 올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상한 연령 하향 문제로 다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이번에는 촉법소년 상한 연령이 낮아질 것인가.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국민 여론도 보고 과학적 논쟁을 거쳐 두 달 후에 결정하겠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상한 연령에 대해 "제가 보기에는 압도적 다수의 국민들이 '최소한 한 살은 낮춰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며 "국민 여론도 보고 과학적 논쟁을 거쳐 두 달 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촉법소년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저질렀지만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0세 이상~14세 미만 청소년이다. 1953년 형법이 제정되면서 정해진 기준이다.

촉법소년은 형법 대신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는다. 보호처분에는 감호 위탁·사회봉사 명령·보호관찰·소년원 송치 등이 있으며, 가장 무거운 보호처분을 받아 2년 동안 소년원에 송치되더라도 범죄 기록이 남지 않는다.

그러나 시대 변화와 함께 살인·강도·방화 등 극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들이 나타나고, 촉법소년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촉법소년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해 10월 경찰청에 따르면 촉법소년은 2022년 1만6천435명에서 지난해 2만814명으로 26.6%로 증가했다.

범죄유형별로 절도는 1만418명으로 32.3%, 폭력 관련은 4천873명으로 19.6% 증가했다. 또 강간 및 추행은 885명으로 58.5% 늘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촉법소년 상한 연령 하향 논의는 나이는 어리지만 죄질이 흉악한 소년범을 대상으로 한다"며 "SNS뿐만 아니라 영화·게임 등이 발달하면서 범죄지능이 상당히 높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70여년 전에 만들어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의 시간' 예고편 캡처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의 시간' 예고편 캡처

[유튜브 채널 '넷플릭스 코리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선진국 중에서는 프랑스(만 13세 미만), 캐나다(만 12세 미만), 영국(만 10세 미만) 등이 우리보다 촉법소년 상한 연령이 낮다. 미국은 주에 따라 만 7세부터 만 14세 사이로 규정한다.

또 지난 1월 스웨덴 법무부는 촉법소년을 이용한 범죄가 지난 10년간 두 배로 급증했다며 현행 15세인 형사책임 연령을 13세로 낮추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아르헨티나 의회가 촉법소년 연령을 16세에서 14세로 낮추고, 중범죄를 저지른 14∼15세 피고인에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긴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작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반향을 일으킨 영국 드라마 '소년의 시간'은 13세 소년이 같은 학년 여학생을 살해한 이야기를 다뤘다. 촉법 연령을 조준한 드라마는 아니지만 오늘날 청소년들의 세계를 밀도 있게 조명하며 마냥 어린아이 같아 보이는 소년도 잔인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음을 경고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사진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법만 옛날에 머물러 있어…시대에 맞춰야"

이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당일 스레드 이용자 'eo***'가 올린 "촉법소년 연령 하향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글에는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진작에 하향했어야 했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누적 조회수 51만여회, 하트 1만1천여 개가 달린 이 글에는 "만 6세 초등학교 입학 시점부터 쉴드 해제", "하는 짓들이 너무 영악해서 대찬성", "촉법소년 8세까지 내려야 함. 촉법소년인 걸 알고 범죄 저지르는데 무슨", "강력범죄는 나이 제한이 없어야 함", "촉법소년이 범죄 저지르면 그 부모가 책임지게 하자" 등의 적극 찬성하는 목소리가 모였다.

고등학교 1학년생 한모(16) 군은 6일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그 나이쯤 되면 어떤 행동이 나쁜 행동인지 그래도 감이란 게 있으니까 (촉법소년) 나이를 하향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5) 씨는 "우발적으로 저지르는 범죄도 있지만 계획하고 저지르는 것도 있고 정보도 옛날보다 더 많이 접할 수 있게 됐는데 법만 너무 옛날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며 "시대에 맞춰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모(58) 씨도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마냥 오냐오냐하기보다 따끔하게 처벌할 필요도 있다"며 "참 어려운 문제지만 요즘에는 법에 안 걸린다는 걸 이용해서 나쁜 짓을 하는 애들도 있고 하니까 (연령을)하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촉법소년이 촉법임을 알고 저지르는 범죄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촉법소년에 대한 문제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 사형제도가 실질적으로 시행되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가지는 것처럼, 지금처럼 촉법소년을 형법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고 못박아두기보다는 필요하면 처벌할 수 있다고 적어둬야 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촉법소년이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이라고 짚었다.

형사처벌 피하는 '촉법소년' 논란 재점화 (CG) 형사처벌 피하는 '촉법소년' 논란 재점화 (CG)

[연합뉴스TV 제공]

◇ "연령 하향, 소년범죄 예방에 실효적이지 않아"

그러나 촉법소년 상한 연령 하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반론은 여전하다.

심모(46) 씨는 "저는 우선 촉법소년 연령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아들이 만 13세라 만약 촉법소년 기준을 하향한다면 딱 걸리게 되는 나이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식을 키우면서 아이에게는 부모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는데,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 중에는 부모의 보살핌을 온전히 받지 못한 친구들도 있으니 그런 친구들에 대한 정책이나 교육 고민을 먼저 살피면 좋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교사 이모(24) 씨는 "나이보다 방법의 변화가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촉법소년이 법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 것은 촉법소년이라는 타이틀 하에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호해야 할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화가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실효성 있는 교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레드 이용자 'ja***'는 "연령 하향보다는 강력범죄 & 상습범에 대한 예외 조항 쪽을 더 지지하는 편입니다"라고 썼다.

이 대통령의 발언 이틀 후 국가인권위원회는 "촉법소년 연령 조정은 소년범죄 예방에 실효적이지 않고 국제 인권 및 유엔아동권리협약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의견을 국회의장과 법무부 장관에게 전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같은 날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현행 촉법소년 규정을 악용하는 사례가 간간이 나오기 때문에 기준 나이를 낮추자는 기본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엄벌주의로만 나간다면 다른 측면에서 소년들의 앞길을 막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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