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노무사가 이주노동자 권리구제 활동을 해온 활동가를 노무사 업무 침탈을 이유로 고발한 데 대해 이주인권단체들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 비판하며 노무사회의 고발 철회와 사과를 촉구했다.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 등 단체들은 6일 성명에서 "이주인권 활동가에 대한 공인노무사회의 후안무치한 고발이 또 다시 자행됐다"며 "2022년에 당시 민주노총 경주지부 부설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을 공인노무사법 위반으로 고발하더니 작년 10월에는 안산의 김이찬 '지구인의 정류장' 대표를 다시금 고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인노무사회는 '자격 없이 경기 안산 일대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임금체불 진정 등을 대리했다는 이유'를 댔다고 한다"며 "임금체불 등에 대해 무료로 이주노동자들을 상담하고 노동청 진정을 대리해서 권리구제에 도움을 주는 활동을 했다는 것이 죄라는 것이다. 일말의 양심도 저버린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며 모두를 경악케 한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지구인의 정류장과 김 대표는 17년째 이주노동자 권리를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해 왔다. 상담 뿐 아니라 노동청 진정, 고발 등 모든 절차를 무료로 하며, 어떠한 금액도 받지 않는다"며 "오히려 지구인의정류장과 김 대표에 대해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구제를 위해 오랫동안 묵묵히 헌신해 온 것에 대해 상을 줘도 모자랄 판"이라고 했다.
이어 "변호사법과 공인노무사법은 금품이나 이익을 받고 법률 사무를 '업'으로 하는 경우를 위법으로 정하는 바, 무료 권리구제 활동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공인노무사회가 단지 자신들의 업무영역을 지킨다는 미명 하에 무고한 이주인권 활동가를 고발하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이며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공인노무사회의 말대로라면 인권보호, 권리구제 활동이 다 위법이란 말인가. 이 고발은 김 대표에 대한 고발을 넘어 모든 이주인권단체, 상담 활동가들에 대한 고발 행위가 아닐 수 없다"며 "우리는 이러한 저열한 행태에 분노하며 규탄한다. 즉각 고발을 철회하고, 사죄하고 반성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공인노무사회는 지난해 10월 김 대표를 공인노무사법·변호사법·행정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기 안산 일대에서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 진정 등을 대리하며 노무사 업무를 침탈했다는 이유에서다.
2022년에도 공인노무사회는 오세용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전 소장을 변호사법·공인노무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공인노무사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검찰은 오 전 소장이 이주노동자들에게 금품을 받진 않았지만 노동단체에서 급여를 받았다며, 그의 법률 대리 행위를 '업'으로 판단했다.
이에 이주인권단체들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이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2024년 헌법소원 심판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한편 공인노무사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이번 고발은 결코 직역 이기주의나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라며 "법률적 전문성이 없는 무자격 비전문가의 무분별한 대리 행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취약계층의 피해를 막고, 법치주의의 훼손을 바로잡기 위한 공익적 결단"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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