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핫스팟] 진보 여성 단체가 트럼프에게 상납한 8년의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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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의 핫스팟] 진보 여성 단체가 트럼프에게 상납한 8년의 세월

여성경제신문 2026-03-06 2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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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 미국 진보 진영은 대안 없는 '트럼프 안티 팬클럽'으로 전락해 자멸했다. 상대를 향한 분노가 오히려 트럼프라는 괴물을 더 크게 키워준 꼴이다. 독자적 비전이 없다면 영원히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구글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제작 이미지
지난 8년, 미국 진보 진영은 대안 없는 '트럼프 안티 팬클럽'으로 전락해 자멸했다. 상대를 향한 분노가 오히려 트럼프라는 괴물을 더 크게 키워준 꼴이다. 독자적 비전이 없다면 영원히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구글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제작 이미지

1월 1일 헬스장은 분노의 도가니다. 연말 내내 들이부은 술·기름진 음식·거울 속 자신의 뱃살을 향한 맹렬한 혐오감이 사람들을 러닝머신 위로 집결시킨다. 당장이라도 지방 세포를 다 찢을 듯한 투기가 피트니스 센터를 가득 채운다. 얼마나 갈까. 몸짱을 향한 열망은 1월 한달이 최대다.

2월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던 헬스장은 점점 텅 비워지기 시작한다. 헬스장 문턱을 넘는 대신 소파에 누워 넷플릭스를 켠다. 인간은 분노라는 고옥탄가 연료만으론 오래 달릴 수 없기 때문이다. 

2017년 트럼프 첫 취임식 이튿날 미국 전역에서는 100만명 이상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이른바 여성 행진(Women’s March)이었다. 트럼프라는 전대미문의 불량 헬스장 관장이 백악관을 접수하자 이에 경악한 사람들이 분노 에너지를 뿜어내며 미국 역사상 손꼽히는 단일 시위 기록을 세웠다.

8년이 지난 지금 풍경은 초라하다. 이름마저 여성 행진에서 민중 행진(The People’s March)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여성권·이민·기후·성소수자 권리 등 온갖 좋은 메뉴를 다 욱여넣은 뷔페식 시위가 됐지만 정작 참여도는 뚝 떨어졌다.

2017년 행진 초기 기획자였던 바네사 루블의 근황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캘리포니아 사막 한가운데서 동물 보호소를 운영하며 시위 불참을 선언했다. 

바네사 루블은 지난해 미국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난 더 이상 그런 종류의 진보주의자가 아니다. 진보 진영은 지금 서로를 완전히 잡아먹고 있다"고 했다.

도대체 무엇이 뜨거웠던 투사들을 앵무새 밥이나 주는 사막 은둔자로 만들었을까.

2017년 반(反)트럼프 진영은 공포·분노·도덕적 우월감으로 거대한 잉여 포텐셜(Excess Potential)을 만들어냈다. 트럼프를 반드시 때려잡아야 할 절대악으로 격상시킨 순간 역설적으로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부여받은 것은 트럼프 자신이었다.

☞잉여 포텐셜(Excess Potential)= 특정 대상에 과도한 중요성을 부여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 불균형 상태를 말한다. 분노나 열망이 지나치면 우주의 균형력이 개입해 오히려 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원리를 설명할 때 쓰인다.

러시아 물리학자 바딤 젤란드의 <리얼리티 트랜서핑> 이론으로 보면 트랜서핑 법칙은 냉혹하다. 펜듈럼은 찬성이든 반대든 에너지만 주면 몸집을 불린다. 우리가 직장 상사를 열렬히 증오할수록 퇴근 후에도 상사 얼굴이 아른거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진보 진영이 트럼프를 향해 핏대를 세우며 돌진할수록 트럼프라는 펜듈럼은 그 적대감을 뷔페 음식처럼 집어삼키며 더욱 강력한 체제 전복적 괴물로 성장했다.

☞펜듈럼(Pendulum)= <리얼리티 트랜서핑> 에 등장하는 개념이다. 사람들의 생각 에너지가 모여 만들어진 독립적인 에너지 구조체를 뜻한다. 지지나 반대 어느 쪽이든 에너지를 주면 덩치를 키우며 결국 참여자의 에너지를 흡수해 통제하려 드는 특성이 있다.

뼈아픈 건 내부 붕괴다. 펜듈럼이 커지면 그 에너지는 외부 적뿐만 아니라 참가자 영혼까지 갉아먹는다. 바네사 루블 씨 말처럼 서로를 잡아먹는 단계가 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여성 행진 지도부는 반유대주의 논란·루이스 파라칸 씨와 유착 의혹·상표권 장사 시도·재정 불투명성 등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외부 적을 때려잡겠다고 모인 사람들이 정작 자기들끼리 멱살을 잡고 상표권 소송을 벌이는 블랙 코미디를 연출한 셈이다. 에너지를 빼앗기다 지친 사람들은 결국 투쟁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펜듈럼에서 탈출하게 된다.

반대만 하는 자는 결코 무대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지금 미국 민주당과 진보 활동가들이 겪는 정치적 피로감은 트랜서핑에서 말하는 균형력(Balance Force) 작동이다.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사이렌을 8년째 귓가에 울려대면 인간 뇌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그 소리를 백색소음으로 차단해버린다. 무관심과 냉소는 과열된 감정 상태를 되돌리려는 자연스러운 생존 기제다.

여기서 민주당의 치명적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들 정체성은 어느 순간부터 트럼프 안티 팬클럽으로 전락했다.

트랜서핑 핵심은 나만의 현실선을 창조하는 데 있다. 한데 이들은 스스로 무대 중앙에 서는 대신 트럼프를 무대 중앙에 올려놓고 그를 끌어내리려는 보조 출연자를 자처했다. 트럼프가 없으면 존재 이유조차 희미해지는 기형적 구조다. 대중은 트럼프가 나쁜 놈인 건 알겠는데 그래서 내 월급통장과 식탁 물가는 어떻게 해줄 건데라고 묻지만 안티 팬클럽에게는 그 대답을 할 능력이 없었다.

현 상황을 트랜서핑 시각으로 요약하면 다음 세 가지다.

△분노 유통기한 종료: 2017년이 헬스장 등록 첫날 폭발이었다면 2025년은 피로의 구조화 단계다. 인간은 8년 내내 화만 내고 살 수 없다.

△안티 팬클럽 한계: 여성 행진 축소는 운동 실패가 아니라 트럼프 반대라는 단일 의존형 펜듈럼 밑천이 드러난 것이다.

△진짜 승부는 나의 슬라이드: 트럼프를 악마화하며 에너지를 상납하는 총력전을 멈춰야 한다. 상대를 중심에서 치워버리고 내 삶의 팍팍한 현실을 개선할 나만의 현실선을 명확히 구축하는 쪽이 결국 최후 승자가 된다.

거대한 그림자를 보며 짖는 개는 결코 태양을 물어뜯을 수 없다. 진보 진영이 트럼프라는 펜듈럼에 에너지를 헌납하는 하청업체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다음 4년 뒤에도 사막에서 앵무새 밥이나 주며 한탄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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