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라 아이들의 배움의 속도, 기질 등에 따라 교육방식이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초등 교사는 아이들 하나하나 책임져야 하는데, 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글을 가르쳐야 되고, 김치를 못 먹는 아이들은 김치 한 조각이 더 먹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들이 어떻게 교육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을까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고민해왔습니다."
6.3 지방선거에 강원교육감 민주진보단일후보로 출마한 강삼영 예비후보는 4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대학 교수나 중·고등학교 교사 출신 교육감이 대부분인데, 초등 교사 출신으로 교육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말하는 전환점은 '공교육의 책임'을 다시 세우는 것으로 "우리 아이들 하나하나를 책임지는 교육, 그것이 공교육이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보수적 강원도 판이 흔들린다
이번이 두 번째 교육감 도전인 강 후보는 지난 선거의 패인을 '민주진보 후보의 단일화 실패'로 꼽았다. 이번엔 일찌감치 단일화에 성공하고 여론조사에서도 현직 교육감인 신경호 교육감을 소폭 앞서고 있지만, 강원도 자체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경호 교육감이 '현직 프리미엄'을 못 누리는 이유는 불법 선거운동, 뇌물수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사법 리스크' 때문이다. 강 후보에 맞서기 위한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 논의도 이 문제 때문에 지지부진하다. 강 후보는 "현직 교육감의 사법리스크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이것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보수 단일화가 점점 늦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2심에서 당선 무효(에 준하는 판단)가 나오면 본인이 멈출 것인가, 그 부분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선거는 크게 '구도, 인물, 정책'이라는 세가지 변수가 있는데, 민주진보 후보 입장에서 불리한 변수였던 '구도'도 윤석열 내란과 이재명 정부의 순항에 힘입어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그는 "강릉 같은 곳은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지만, 최근에는 민주당 지지율도 높게 나오는 등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며 "단일화나 구도 변수와 무관하게 경쟁력 있는 정책을 통해 도민들의 마음을 사겠다"고 말했다.
민주진보교육감 후보가 말하는 광의의 학력…"꿈을 확장시키는 교육"
강 후보가 내건 슬로건은 '강한 학력과 빛나는 진로'다. 그가 말하는 '학력'은 보수 쪽이 내세우는 '학력'과는 다른 개념이다.
"보수 진영에서 말하는 학력은 평가, 시험 성적에 그칩니다. 선생님 수업을 잘 듣는 것부터 시작해서 토론하고 협의하고, 과제를 하고, 이런 결과로 평가가 나오는 것인데 우리는 마지막 단계만 갖고 교육 성과를 평가해요. 제가 말하는 학력은 지식만이 아니라 이해, 기능, 태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여기에 호기심, 끈기, 회복탄력성, 민주적 시민성까지 합쳐진 개념입니다."
'진로'에 대해서도 강 후보는 고정된 직업 목표가 아니라 가치와 역할의 확장을 말했다. "우리의 꿈은 '의사'가 아니라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그 꿈은 의사 말고도 다양한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다. 꿈을 고정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꿈을 확장시키는 교육을 하고 싶다"고 했다. <모두가 빛나는 강원 교육>이란 책을 통해 밝힌 그의 교육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소멸을 극복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선의 어떤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35명인데 그 학교가 지역에서 네 번째로 큰 학교입니다. 단순히 '학교가 사라진다'는 정도가 아니라 지역의 교육력이 무너지는 문제입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문제에 대해 강 후보는 '거점 복합캠퍼스, 지역인재 전형의 활용 등 구상을 내놓았다. "정선·양양 등 거점 지역에 유·초·중·고 복합캠퍼스를 만들고, 수영장 같은 문화예술 교육과 시설까지 갖춰 고등학교까지는 부모 곁에서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의대 지역인재 전형 사례를 언급하며 지역에서 중·고교 과정을 이수해야 지원 가능한 구조 때문에 수도권에서 전학 오는 경우도 있다면서 "강원의 아이들이 강원에서도 꿈을 펼칠 수 있다는 실증 사례를 하나하나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어떻게 보면 수도권을 배후로 갖고 있는 곳이에요. 춘천, 철원, 원주 등은 수도권과 90분 안에 편도가 가능하잖아요. 주중은 서울에서 일하고, 금토일은 강원에서 보내는 삶을 지원하는 전략을 고민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얘기하는 건 개별 맞춤형 교육이에요. 아이가 다 다르다는 전제에서, 더 많은 교사와 예산을 투입해 개별 맞춤형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면 '교육 때문에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교사 출신인 강 후보는 교권 침해 문제에 대해 "교권 회복이 아이들의 배움을 살리는 출발점"이라면서 "교육감 직속 교권보호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또 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 안전 논란에 대해서는 "교육감과 함께 가는 수학여행"이라는 상징적 제안도 했다. 교육감이 현장 문제를 직접 부딪혀 해결하는 '정책 효능감'을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의무적 체험학습'은 지양해야 하지만 교육적 필요성이 있을 경우 안전요원 배치 지원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교사들의 정치 참여를 금지하는 상황에서 러닝메이트제는 교육 자치와 교육 재정을 흔들 수도 있다"며 교사들의 정치 참여를 허용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인터뷰는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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