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야 잘 사는데…개인만 알고 국가는 모르는 ‘수면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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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야 잘 사는데…개인만 알고 국가는 모르는 ‘수면장애’

헬스경향 2026-03-06 18:53:00 신고

3줄요약
대한수면연구학회, ‘세계 수면의 날’ 심포지엄서 정책 제언
교대근무자 제도적 보호, 수면장애 치료환경 개선 한목소리
“국가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공공 보건과제로 인식해야”
대한수면연구학회는 6일 세계 수면의 날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국가가 모르는 한국 수면실태의 현주소를 전달하고 수면장애에 대한 국가 인식 전환 필요성과 제도적 개선 등에 한목소리를 냈다. 김혜윤 교수가 기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잘 자야 잘 산다.’

대한수면연구학회가 ‘2026 세계 수면의 날(매년 3월 둘째 주)’ 기념 심포지엄에서 강조한 핵심 메시지는 명확했다. 잠은 건강의 원천이지만 한국인의 수면실태는 여전히 빨간불이며 제도적인 인프라도 미약, 정책적으로 살펴봐야 할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한수면연구학회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한국인의 수면실태를 다각도에서 짚어보는 한편, 교대근무자의 건강과 수면장애 치료환경 등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할 핵심 사안에 대해서도 정책적 제언을 펼쳤다.

신원철 회장은 수면장애에 대한 국가 차원 관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이번 심포지엄이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지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수면연구학회 신원철 회장(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은 개회사에서 “이번 심포지엄은 단순히 세계 수면의 날을 기념하는 것을 넘어 사회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밤을 지키는 교대근무자들과 수면장애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정책적으로 고민하는 자리”라며 “수면장애는 개인을 넘어 국가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공공 보건과제”라고 강조했다.

■교대근무자 번아웃위험 4배↑

변정익 교수는 교대근무장애와 정신건강 및 번아웃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교대근무자에 대한 제도적 보호망 필요성을 언급했다.  

쿠팡사태로 교대근무자의 건강권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각종 연구보고에 따르면 교대근무자는 번아웃은 물론 각종 질환의 발병위험도 일반 근로자보다 높다. 특히 보건의료, 공공안전, 교통 등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하는 직군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들의 수면의 질 저하는 개인의 건강을 넘어 국가안전과 직결될 수 있다. 하지만 교대근무자들을 위한 이렇다 할 제도적 보호망은 없는 실정이다. 

이날 대한수면연구학회 슬립테크이사 변정익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는 국내 교대근무자 4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면 및 직무 소진 실태조사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교대근무자에 대한 스케줄 개선과 제도적 보호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번 조사는 보건의료, 공공안전, 교통 등 우리 사회 필수서비스 직군을 포함해 진행됐으며 교대근무장애((Shift Work Disorder, 이하 SWD)와 정신건강 및 번아웃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것이다.

SWD는 생체리듬과 근무·수면시간이 어긋나 발생하는 수면장애로 3개월 이상 불면 또는 지나친 졸림이 지속되며 업무기능 저하를 동반하고 다른 수면질환으로 설명되지 않을 때 진단한다.

연구결과 야간 근무자의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 27분으로 주간 근무자의 6시간 48분, 오후 근무자의 7시간 40분에 비해 가장 짧고 SWD 발생비율은 43.3%로 타 스케줄에 비해(30~35%) 가장 높았다. 근무 스케줄이 자주 바뀌는 불규칙 순환 근무 형태일수록 SWD 증상이 심화됐으며 직종별로는 보건의료 종사자에서 상대적으로 SWD의 발생률이 높았다. 또 SWD 위험군은 정상군 대비 번아웃 위험이 약 4.3배 높았으며 특히 불면과 주간졸림이 뚜렷한 증상 동반군에서는 위험이 약 4.6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정익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는 SWD가 단순히 개인의 피로 문제가 아니라 필수 인력의 정신건강과 직무 소진에 밀접하게 연관된 요인임을 보여준다“며 ▲순방향 순서(주간-오후-야간)로 교대빈도 최소화 ▲고조도 조명 설치 ▲전략적 낮잠(생체시계 각성 저하 시 : 새벽 3시경) ▲정기적 수면건강 및 번아웃 평가와 이를 통한 위험군 대상 근무 조정 등을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10명 중 3명만 “자기 수면 만족”

김혜윤 교수는 국내외 기업에서 보고한 수면리포트 결과를 토대로 한국인의 수면실태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수면부족 국가로 알려졌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과 스트레스 등으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10명 중 3명 정도만이 자기 수면에 만족할 만큼 많은 국민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 수면 부족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수면연구학회 홍보이사 김혜윤 교수(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는 이날 국내외 기업에서 발표한 수면리포트를 근거로 한국인의 수면실태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대표적으로 필립스코리아가 전국 800명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국내 성인의 낮은 수면 만족도가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28.8%만이 자신의 수면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성인의 주중 평균 수면시간은 6.4시간, 주말은 7.5시간으로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 수면시간이 더 짧은 경향을 보였다. ‘나는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30%대에 그쳐 상당수가 만성적인 수면 부족을 경험하고 있었다.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로는 걱정, 스트레스(55.4%)와 휴대기기 사용(49.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증상으로는 불면증(25.9%)과 코골이(24.8%)가 대표적이었는데 특히 코골이 증상자의 절반 이상(53.5%)이 치료를 시도하지 않았다고 답해 치료 실천율은 낮은 수준임을 보여줬다.

김혜윤 교수는 ”한국인의 수면실태는 부족한 수면시간, 낮은 수준의 수면 만족도, 불량한 수면위생, 낮은 치료 실천율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수면리포트 결과를 근거로 ▲규칙적인 수면 스케줄 세우기 ▲22~1시 골든타임 내 취침 ▲수면친화적 환경 설계 ▲웨어러블로 수면 패턴 추적 ▲코골이-수면무호흡 증상 시 양압기 사용 검토 등을 개선 전략으로 제시했다.

■치료제 있어도 쓸 수 없는 현실 

김지현 교수는 다양한 수면장애 치료제가 등장했지만 국내 치료환경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실질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수면장애에서도 치료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보험 적용 문제와 글로벌제약사의 코리아 패싱 현상 등으로 치료제가 있어도 쓸 수 없고 비용 문턱도 높은 상황인 것이다.

이날 발표에 나선 대한수면연구학회 부회장 김지현 교수(이대서울병원 신경과)는 불면증과 기면병, 하지불안증후군을 예로 들며 ‘치료제는 있는데 쓸 수 없는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우선 불면증환자는 혁신적인 치료제를 눈앞에 두고도 쓸 수 없는 현실이다. 최근 의존성이 적어 혁신적인 불면증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DORA 계열 약물 ‘렘보렉산트(데이비고)’와 ‘다리도렉산트(큐비빅)’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두 약제 모두 비급여로 출시될 예정으로 환자들이 바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기면병환자들은 치료제의 국내 공급 중단으로 치료 공백에 놓였다. 기면병 치료제 중 와킥스(성분명 : 피톨리산트)의 국내 의약품 가격이 글로벌시장 대비 지나치게 낮아 제약사가 공급을 포기, 2024년 9월 16일부로 국내 공급이 중단된 것이다. 대체할 수 있는 동일성분의 약물도 없어 결국 기면병환자들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비급여로 약물을 구해야 하는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국내 환자가 약 300만명에 달할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는 약(프레가발린, 가바펜틴)들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비급여로 환자들은 매달 수십만원의 약값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지현 교수는 ”흔하지 않은 질환도 치료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며 ”정부가 다양한 수면장애 치료옵션을 인지하고 보험 적용을 확대해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원철 회장은 심포지엄을 마무리하면서 ”수면장애는 다른 질환에 비해 중증도가 약한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건강의 원천인 수면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국민 모두 걱정 없이 잠들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을 고민하고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거듭 피력했다.

※ 대한수면연구학회의 정책적 제언 3

1. 필수인력 수면권 보장을 위한 산업안전보건기준 강화

- 필수인력 대상 정기적 수면 스크리닝 도입
- 과학적 근거 기반 근무 스케줄 설계 및 순환 근무 최소화
- 개인의 피로가 아닌 제도적 보호 관점의 접근 필요

2. 수면장애 1차 치료제 및 혁신 신약의 요양급여기준 전면 개선

- 하지불안증후군 1차 치료제(프레가발린 및 가바펜틴) 급여화
- 불면증 혁신 신약(DORA) 급여권 진입

3. 필수의약품 코리아 패싱 방지 및 안정적 공급망 구축

- 기면병 치료제는 국내 공급 중단 후 동일 성분의 대체 약물이 없는 상황
-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비급여로 약을 구해야 해 경제적 부담 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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