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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의 원유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재무부는 30일짜리 임시 유예를 발급해 인도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유예는 이미 해상에 묶여 있는 원유와 관련된 거래만 허용하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에 의미 있는 재정적 이득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같은 이유로 유예 기간 역시 “의도적으로 단기간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기간에 대해 4~5주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도 궤를 같이 한다.
미 재무부가 이날 늦게 발급한 라이선스에 따르면 3월 5일 이전에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이 인도로 향하는 선박에 실린 경우 인도 기업이 구매하는 거래는 허용된다. 이 조치는 미국 동부시각 기준 4월 4일 0시 1분에 만료된다.
제재 대상이든 비(非)제재 대상이든 현재 러시아산 원유가 상당량 해상에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아시아 해역에서 2200만배럴이 넘는 러시아산 원유가 아직 팔리지 않았거나 유휴 탱커에 실려 있으며, 이 가운데 80% 이상이 인도 근해와 싱가포르 해협 인근에 머물고 있다. 추가 유조선도 이동 중인 것으로 관측돼 실제 물량은 더 많을 수 있다.
인도는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경제권이어서 이번 조치가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플레이션 충격을 줄이고 루피화 약세 압력을 완화해 인도 통화정책 당국에 안도감을 가져다 줄 것이란 전망이다. 물가상승률은 아직 인도 중앙은행의 4%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있지만, 이란발 긴장 고조 이후 루피화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인도 중앙은행은 급격한 통화 절하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해 왔다.
블룸버그는 이번 임시 유예 조치에 대해 “석유 공급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도 정유사들은 비교적 빠르게 구매를 늘려 가동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인도에 강력한 압박을 가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상당한 입장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인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50%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결시키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원인 원유 공급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였다.
결국 인도는 지난달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무역합의에 이르렀다. 미국은 인도에 대한 관세 일부를 완화했고, 인도 역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최소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인도는 하루 평균 약 500만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며, 지난달 기준 이 가운데 5분의 1 정도만이 러시아산이었다. 나머지는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수입해 왔지만, 현재는 상당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묶인 상태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의 수미트 리톨리아 수석연구원은 “이번 유예 조치는 일시적이며 주로 해상에 묶인 물량을 해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단기적으로 인도 정유 부문에 중요한 완충 역할을 하면서 향후 몇 주간 러시아산 원유 가격 구조와 무역 흐름을 재편할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공급 경쟁이 심화하면서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 할인폭이 이전보다 줄어들고,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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