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정부가 가공식품 업계에 물가 안정 협조를 요청하며 가격 인하 압박 수위를 높이자 유통·식품업계 전반에 가격 조정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제빵과 제분 업계를 중심으로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하면서 라면과 식용유 등 다른 가공식품으로도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가공식품 업체들과 잇달아 간담회를 열고 물가 안정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일 식용유 업체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데 이어 5일 라면 업체들과도 만나 물가 안정 협조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CJ제일제당·대상·오뚜기·사조대림·롯데웰푸드·동원F&B 등 식용유 업체와 농심·삼양식품·오뚜기·팔도 등 라면 업체가 참석했다.
농식품부는 식용유와 라면을 시작으로 제과·제빵 등 다른 가공식품 업계와도 간담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품목별 원가 구조와 시장 여건이 다른 만큼 업종별 가격 동향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간담회를 사실상 가격 인하 압박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한 만큼 업계 전반에서 분위기를 살피는 상황”이라며 “실적 부담이 있는 상황이지만 일부 제품 가격을 조정하는 방향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빵 업계에서는 가격 인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오는 13일부터 빵과 케이크 11종 가격을 100원에서 최대 1만원까지 낮춘다. 단팥빵·소보루빵·슈크림빵 가격은 1600원에서 1500원으로 조정하고, 홀그레인오트식빵 가격도 4200원에서 3990원으로 인하된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12일부터 빵과 케이크 17종 공급가를 평균 8.2% 낮추기로 했다.
제당·제분 업계에서도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밀가루 제품 가격을 평균 5% 추가 인하한다고 밝혔으며 앞서 업소용과 소비자용 밀가루 가격을 각각 평균 4%, 5.5% 낮춘 데 이어 추가 인하에 나섰다.
제당·제분 업체들의 가격 인하로 원재료 부담이 일부 완화되면서 이를 주요 원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 가격 조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물류비와 인건비, 환율 등 비용 부담이 여전히 높은 만큼 업계에서는 전면적인 가격 인하보다는 일부 제품 중심의 부분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일부 안정된 것은 맞지만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이 여전히 커 전체 제품 가격을 일괄적으로 낮추기는 쉽지 않다”며 “일부 품목이나 제품을 중심으로 단계적인 가격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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