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비정상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사회의 ‘7대 비정상’을 규정하고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상화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외부에서 몰려오는 위기의 파고를 넘어서려면 우리 사회 내부의 비정상적인 요소를 정상화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회 전반의 제도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규칙을 어기면 이익을 얻고 규칙을 지키면 손해를 보는 비정상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꼽은 7대 비정상은 △마약범죄 △공직부패 △보이스피싱 △부동산 불법행위 △고액·악성 세금체납 △주가조작 △중대재해다. 앞서 정부는 마약·보이스피싱을 초국가 범죄로 규정하고 캄보디아, 필리핀 등과의 공조 수사 및 범죄인 인도 요청에 직접 나서 왔고 주가조작·부동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걸리면 패가망신하는 시장”을 만들겠다며 수사·제재 수위를 높여왔다.
부동산의 경우 전세사기, 기획부동산, 농지 불법 투기, 이상 거래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호가 담합까지 겨냥해 반(反)시장적 담합을 “뿌리 뽑아야 할 비정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가조작 역시 합동대응단 인력 증원과 신고 포상금 확대 등 제도 보완이 이미 진행 중인 가운데 이 대통령이 재차 “불법으로 시세를 흔드는 행위는 예외 없이 처벌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공직부패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고위공직자의 비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견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제로 취임 이후 청탁·특혜 의혹이 불거진 비서관, 권한 남용으로 지적된 차관, 음주운전 사고를 낸 산하기관장을 즉각 면직한 사례를 통해 공직사회 기강 확립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내온 바 있다.
고액·악성 체납 문제는 조세 정의 차원의 핵심 비정상으로 지목됐다. 국세 체납액이 11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납세 능력이 있음에도 세금을 회피하는 악성 체납을 더는 용인하지 않겠다”며 국세 체납관리단 확대, 국세·국세외수입 통합징수 체계 준비 등을 주문해 왔다.
중대재해는 취임 직후부터 이어진 대표적인 ‘정상화 과제’다. 정부는 지난해 노동안전(산재)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관련 법안 상당수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로 이 대통령은 “입법이 지연되더라도 현행 제도만큼은 철저히 집행하라”며 고용노동부에 추가 대책을 촉구해왔다.
이날 ‘7대 비정상’ 일괄 제시는 이 대통령이 그간 개별 현안별로 던져온 메시지를 하나의 프레임으로 묶어 국정운영의 중장기 과제로 관리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외부 지정학·경제 위기 속에서 내부의 반(反)규범·반(反)시장 요소를 동시에 겨냥해 “규칙을 지키는 쪽이 이익을 보는 경제·사회 질서”를 만들겠다는 방향을 재차 못 박은 셈이다.
여기에는 공직사회로 향한 강한 메시지도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약·부동산·주가조작·산재 등 구체적인 ‘비정상’ 이슈를 조직적으로 감시 관리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각 부처가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고 성과를 내도록 압박하는 일종의 ‘관리 리스트’를 제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무원들의 보고 누락·왜곡·조작 등은 없어야 한다”며 공직 기강을 강조한 이후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구체적인 목표설정을 통해 공직기강을 강하게 다잡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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