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을 새로운 K-뷰티 성지로 만든 화제의 약국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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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을 새로운 K-뷰티 성지로 만든 화제의 약국템 4

코스모폴리탄 2026-03-06 00:00:00 신고



라떼는 파리 ‘몽주 약국’이었어

10년 전 파리 출장길, 함께 온 에디터들과 하루가 멀다 하고 몽주 약국 앞을 서성이던 기억이 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현장 필수템 ‘엠브리올리스’ 크림이며, 화상 연고지만 팩으로 쓰던 ‘비아핀’, 입ㅅ술 각질 잠재우는 ‘오플라스민’ 연고를 쟁이려고 줄을 섰던 그 시절. “시크한 파리 여자들은 이걸로 관리한대”라며 캐리어 빈 공간을 이국적인 약국템으로 채우던 내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세상에. 이제는 외국인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그 풍경을 재현하고 있다. 올리브영 쇼핑백을 든 채 또다시 줄을 서는 그곳, 일명 ‘레디영’으로 불리는 신생 약국들. 과연 그들은 무엇에 홀려 한국 약국으로 향하는 걸까?


PDRN과 인삼 사이, K-파머시의 유쾌한 성장통

최근 틱톡과 유튜브 쇼츠를 점령한 키워드는 단연 ‘Korean Pharmacy Must-haves(한국 약국 필수템)’다. 성수와 홍대 주변에 문을 연 약국들 앞은 오픈 런을 방불케 하는 외국인 인파로 북적인다. 재미있는 건 이들의 쇼핑 루틴이다. 1차로 올리브영에서 색조 화장품과 마스크 팩을 담은 뒤, 2차로 약국에 들러 ‘치료 목적’의 아이템을 산다. 화장품으로 예뻐지고, 의약품으로 고치겠다는 아주 야무진 전략이자, 일명 ‘올영-약국’ 코스가 K-뷰티 투어의 국룰로 자리 잡은 것이다. 기대감을 안고 방문한 성수의 약국은 그야말로 ‘핫’했다. 약사 가운을 입은 전문 약사들과 유창한 외국어로 응대하는 직원들의 모습은 흡사 뷰티 편집숍을 연상케 했다. 다만 급격하게 터진 인기 탓일까. 곳곳에서 즐거운 비명과 함께 약간의 혼란도 엿보였다. 외국인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PDRN’, ‘글루타티온’ 같은 성분명을 큼지막하게 적어둔 것은 직관적이었으나, 그 옆에 놓인 인삼 뿌리 마스크 팩과 고가의 홍삼 세트는 마치 기념품 숍을 떠올리게 해 묘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일단 외국인들의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기는 베스트셀러들을 직접 구매해봤다. 리쥬올 크림, 애크논, 노스카나 그리고 먹는 약으로는 유일하게 순위권에 있던 ‘리쥬치온’. 외국인들 사이에서 ‘먹는 백옥 주사’로 통하는 리쥬치온의 설명서를 펼친 순간, 에디터의 눈을 의심케 하는 문구가 보였다. 한글 효능·효과란에 적힌 ‘약물중독’이라는 네 글자. 오타인가?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이 약의 주성분인 글루타티온은 간 해독을 도와 약물중독 및 알코올중독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정보가 있었다. 사실 미백은 부가적인 효능인 셈. 정확한 용법과 용량, 그리고 메인 효능에 대한 친절한 외국어 가이드가 더해진다면 K-파머시의 신뢰도는 훨씬 높아지지 않을까? 다행히 현장에서 만난 약사분들과의 스몰 토크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됐다. 레디영 약국 성수점의 공혜유 약사는 “처음엔 이렇게 외국인들의 반응이 뜨거울 줄 몰랐다”라며, 이 같은 붐업 현상에 발맞춰 빠르게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중앙대학교 약대 출신 약사들이 만든 ‘리쥬올 크림’ 같은 PDRN템이 인기지만, 앞으로는 여성 청결제나 Y존 케어 등 ‘여성 전문 의약품’ 카테고리를 특화할 예정이에요”라며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일반 마트나 올리브영에서는 종류가 적어 아쉬웠던 니치 마켓을 약국만의 전문성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실 질염 치료제나 여성용품은 올리브영이나 마트에서 대놓고 사기엔 종류가 적고, 전문성이 아쉽지 않나. 약국이 이런 ‘니치 마켓’을 세련되게 기획해준다면,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 여성들에게도 환영받을 일일 것이다.


‘오픈 런’을 넘어 ‘K-장르’로!

K-뷰티가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건, 화려한 마케팅 이전에 ‘진정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의 제품을 만들려는 연구원들의 집요함, 깐깐한 한국 소비자들의 피드백이 합쳐져 만들어진 결과라고 본다. 지금의 ‘약국 런’ 현상이 반짝 유행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 진정성을 의약품에도 녹여내야 한다. 요즘 ‘다이소’의 행보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다이소는 유력 제조사와 협업해 ‘니들샷’ 같은 고기능성 제품을 거품 뺀 가격에 내놓으며 외국인들의 필수 코스로 안착했다. 약국만이 가진 ‘약사’라는 독보적인 전문성에, 다이소처럼 트렌드를 읽고 고객의 니즈를 파고드는 ‘섬세한’ 한 방이 더해진다면 어떨까? 단순한 관광 코스를 넘어, K-파머시가 K-뷰티의 명성을 잇는 또 하나의 거대한 문화가 되길 기대해본다.



Editor’s Pick 거품 빼고 고른 K-파머시 4대장

#뾰루지SOS크림 애크논 크림 지금 틱톡에서 가장 핫한 ‘빨간 여드름’ 전용 치료제. 화농성 여드름이나 붉게 올라온 뾰루지에 콕 찍어 바르면 금세 가라앉는다. 끈적임 없는 텍스처 덕분에 화장 전에 발라도 밀리지 않아, 외국인 코덕들 사이에서 ‘파우치 필수템’으로 등극했다.


#흔적지우개 노스카나 겔 K-파머시 붐의 시초이자 부동의 1위. 애크논으로 여드름을 잡은 뒤 남은 붉은 자국은 이걸로 지운다. 외국에는 없는 고함량 헤파린 성분이 흉터를 옅게 해준다. “한국 아이돌처럼 깨끗한 피부를 원해?”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답.


#기미잡는튜브 멜라토닝크림 “한국인들은 왜 피부가 하얘?”라는 질문을 달고 사는 외국인들에게 선물하기 딱이다. 위생적이고 양 조절이 쉬운 튜브 타입이라 인기 급상승 중. 거뭇한 기미나 색소침착 부위에 소량만 발라도 안색이 환해진다.


#장벽재생 덱스파놀 연고 전 세계 어디에나 있는 ‘비판텐’ 대신 왜 굳이? 정답은 ‘발림성’이다. 꾸덕한 오리지널과 달리 한국 제약사의 기술력으로 산뜻하게 흡수되도록 만들었기 때문. 고함량 판테놀은 그대로인데 사용감은 수분 크림 같다. 이게 바로 ‘K-디테일’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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