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508, 장민승 개인전 ‘북극성 Polaris’ 개최… 16년 만에 사진 매체 집중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갤러리 508, 장민승 개인전 ‘북극성 Polaris’ 개최… 16년 만에 사진 매체 집중

문화매거진 2026-03-05 10:51:21 신고

▲ 갤러리 508, 장민승 개인전 '북극성 Polaris' 포스터 
▲ 갤러리 508, 장민승 개인전 '북극성 Polaris' 포스터 


[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현대미술가 장민승이 영상과 사운드, 설치라는 다감각적 매체를 넘어 자신의 시각적 기원인 ‘사진’으로 회귀한다.

서울 청담동 갤러리 508은 장민승 개인전 ‘북극성 Polaris’를 오는 7일부터 4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이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장소성과 기록의 문제를 사진 매체로 집약해 선보이는 자리다. 2010년 이후 약 16년 만에 오직 사진 작업에만 집중해 발표되는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미술계 이목을 끌고 있다.

▲ 북극성 Polaris #4314, 2026,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140x76cm / 사진: 갤러리 508 제공 
▲ 북극성 Polaris #4314, 2026,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140x76cm / 사진: 갤러리 508 제공 


중심축을 이루는 신작 ‘북극성’ 시리즈는 한라산의 설산을 배경으로 삼는다. 수천 년간 항해자와 조난자들을 이끌어 온 길라잡이별 ‘북극성’을 제목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작가가 마주한 풍경은 눈보라와 안개로 인해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 ‘화이트아웃’의 세계다. 방향 감각이 마비된 이 극한의 백색 고립 속에서 작가는 역설적으로 가장 투명한 응시의 순간을 길어 올린다. 전시장에 마치 ‘설경의 정원’처럼 배열된 눈 덮인 화산석들은 단순한 자연형상을 넘어 여전히 규명되지 못한 채 역사 속에 서성이는 서사들을 기억하는 ‘비석’으로 기능하며 압도적인 숭고미를 자아낸다.

설산 정상에서 시작된 작가의 시선은 지평선과 수평선으로 내려오며 시공간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해변 모래 사이에 박힌 유리 조각을 포착한 ‘수취인불명’ 연작은 인공물이 자연의 풍화 작용으로 날카로움을 잃고 마모된 모습에 주목한다. 이는 수취인을 잃어버린 채 파도에 몸을 맡긴 익명의 존재들이자 우리 역사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간 개인들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 풍랑주의보 Listen, 2026,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200x140cm / 사진: 갤러리 508 제공 
▲ 풍랑주의보 Listen, 2026,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200x140cm / 사진: 갤러리 508 제공 


이런 고립과 상실의 정서는 바다의 기록으로 이어진다. 2022년 풍랑경보가 내려진 강릉 바다 앞에 발이 묶였던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된 ‘풍랑주의보’는 웅장한 파도와 부서지는 백색 거품의 대비를 대형 인화 작업으로 구현해 자연의 숭고함을 현현한다. 이어 ‘오버데어 썸웨어 에브리웨어’ 시리즈는 지명을 지우고 시간의 연속성만을 남긴 밤바다를 통해 ‘저기 어딘가’라는 장소의 모호성을 건드린다. 작가는 이렇듯 시각적 추상의 단계로 관객을 이끌며 일상의 소음이 지워진 명상의 순간을 선사한다.

그의 사진은 사건을 직접적으로 폭로하거나 감정을 과잉되게 쏟아내지 않는다. 대신 철저히 ‘수행적 걷기’라는 방법론을 고수하며, 사건이 휘발된 장소에 남겨진 보이지 않는 층위들을 명료하게 들춰낸다. “생명이 깃든 만물은 이 세상에 아주 잠깐 머물다 갈 뿐”이라는 자연의 섭리를 바탕으로 작가는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추모의 장소를 사진 언어로 치환해냈다. 이미지 과잉의 시대, 장민승의 카메라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의 내면을 어루만지는 고요한 수행의 증거가 될 것이다.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