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하나의 장면이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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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하나의 장면이 되는 순간

노블레스 2026-03-05 09:00:00 신고

홍콩에서 개최된 <포에트리 오브 타임> 전시를 알리는 입구.
생튀르 데뮤랄드 네크리스와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 워치, 레이디 아펠 에르 플로럴 워치, 레이디 아펠 데이 앤 나잇 코치넬 워치 디스플레이 공간.
플리크아주르 에나멜 기법에서 영감받아 자연 모티브 사이로 빛이 투영되도록 제작한 입체적 전시 공간.
뻬를리 엑스트라오디네리 프뤼 앙샹떼 미르티유 워치.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 워치.
뻬를리 엑스트라오디네리 프뤼 앙샹떼 프랑부아즈 워치.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은 에너지를 실어 나르던 1월의 어느 날,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기념한 <포에트리 오브 타임> 전시가 홍콩에 닻을 내렸다. 화려한 고층 빌딩과 유려한 강줄기가 마주하는 항구에 위치한 전시장은 반클리프 아펠의 정체성을 구현하며 고고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시 장소는 센트럴 피어 4. 주말이면 강바람을 가르며 러닝을 즐기는 이들이 거리를 메우고, 연인들이 산책을 나서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행선지다. 삶에 대한 긍정적 비전을 바탕으로 낭만적 서사를 이어가는 메종의 서정성을 대변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다. 따뜻한 햇살 아래 자리한 네이비 톤 입구에는 ‘포에트리 오브 타임’ 비전을 상징하는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의 다이얼 속 연인을 새겨 정체성을 강조했다.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서는 듯한 동선을 지나면 자연의 서정성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공간이 펼쳐진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캐비닛에는 아카이브 문서와 헤리티지 작품을 전시하고, 중앙에는 4개의 워크 벤치를 마련해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다. 도입부에서 메종을 이루는 근간을 제시함으로써 이어질 워치메이킹 서사의 방향을 설정한 것이다. 헤리티지와 기술력을 경험한 뒤에는 작품의 영감이 되어온 요정과 발레리나, 포에틱 아스트로노미, 사랑과 자연에 이르는 다양한 모티브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펼쳐진다. 하이 주얼리와 워치메이킹을 결합한 기술적 성취 역시 함께 조명한다. 컴플리케이션을 예술 영역으로 끌어올린 메종만의 독창적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구성이다. 반클리프 아펠의 컴플리케이션은 메커니컬 전문성, 고귀한 소재, 그리고 메티에 다르가 어우러져 완성된다. 워치메이커와 에나멜링, 인그레이빙, 세공, 스톤 세팅 등 각 분야의 숙련된 장인들이 협업해 타임피스를 빚어낸다. 상상에서 출발한 아름다운 이야기는 구아슈 스케치를 통해 구체화되고, 혁신 기술을 만나 생명력을 지닌 작품으로 실체화된다. 다이얼 위에 메종이 말하고자 하는 스토리를 구현하기 위해 수년간 개발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2006년 탄생한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은 매 순간 하나의 매혹적인 장면으로 풀어내는 ‘포에트리 오브 타임’ 비전을 품고 있다. 제네바 워치메이킹 워크숍에서는 무브먼트 전문가와 워치메이커, 장인은 경이로움을 추구하며 창의성이 돋보이는 기술적 완성도를 위해 긴밀하게 협업한다. 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 회전형 디스크 무브먼트, 플라네타리움 모듈은 시간의 측정이라는 세계에 경쾌한 감성을 더한다. 착용자가 원하는 순간마다 다이얼의 장면을 재현할 수 있는 온-디맨드 애니메이션 기능은 시간을 기억으로 간직하려는 낭만적 상상에서 비롯된 기술이다. 동시대 기술력을 집대성한 작품으로는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를 꼽을 수 있다. 퐁 데 자모르 워치에서 시작된 사랑 이야기는 이 작품으로 이어지며 젊은 연인의 애틋한 약속에 새로운 서사를 더한다. 19세기 파리 근교 야외 댄스 카페 갱게트의 분위기를 그려낸 작품으로 기존 컬렉션에서 볼 수 없던 최초의 오토마통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정오와 자정에 재회하는 연인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구현하기 위해 3개의 관절과 직선 운동을 활용해 몸을 기울이고 팔을 내리는 동작을 정교하게 설계했다.

레이디 아펠 에르 플로럴 워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워치.
네상스 드 라무르 오토마통.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통.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에서 최초로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를 수상한 2010년 공개작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도 빼놓을 수 없다. 두 연인이 입을 맞추는 아름다운 순간을 담은 타임피스는 메종 워치메이킹 역사에 풍성한 서사를 더했다. 레이디 아펠 에르 플로럴 및 레이디 아펠 에르 플로럴 스리지에 워치도 대표적이다. 1906년부터 메종은 자연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1751년 칼 폰 린네가 출간한 <필로소피아 보타니카>에 등장한 플로럴 클록의 영감을 작품에 담아 세상에 공개했다. 이 책에서 스웨덴 식물학자 린네가 구상한 가상의 정원 계획에서 착안해 12개 화관이 열리고 닫히는 움직임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방식을 계획했다. 60분마다 드러나는 새로운 풍경은 시간을 바라보는 행위가 매혹적인 경험이 되도록 전환한다. 자체 개발한 모듈을 통해 166개에 달하는 요소가 움직이며 다이얼에 생명을 불어넣은 결과다.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메티에 다르의 전승과 발전을 지원하는 노력도 지속한다. 수년간 15가지의 다양한 기법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장인을 한자리에 모았으며 에나멜, 창의성을 향한 메종의 비전은 뻬를리 엑스트라오디네리 프뤼 앙샹떼 미르티유 및 프랑부아즈를 통해 달콤하게 구현되었다. 골드 비즈로 장식한 케이스에는 탐스럽게 익은 과일을 세팅하고, 2023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파소네 에나멜 기법으로 과일의 곡선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메종을 상징하는 두 명의 페어리는 시간의 흐름을 전하는 요정이다. 레이디 페어리와 레이디 페어리 로즈 골드는 1940년대부터 메종의 역사를 이어온 상징적 타임피스다. 서정성이 돋보이는 장면은 오브제와 오토마통을 통해 경이로운 존재감을 드러낸다. 예술과 메커니즘의 만남, 하이 주얼리 전통, 워치메이킹 전문성이 결합된 작품은 우주를 재현한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통, 퐁텐 오 오와조, 레브리 드 베릴린 등으로 확장된다. 한 세기 동안 축적해온 하이 주얼리 기술이 집약된 루도 브레이슬릿 워치, 주얼리 전통을 충실하게 담아낸 알함브라 타임피스 라인 역시 우아한 품격을 대변한다. 반클리프 아펠은 워치메이킹에 인생을 향한 서정적 시선과 무한한 상상력, 감성을 환기하는 특별한 순간을 그린다. 메종의 기술적 전문성이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에 서정적 기준을 제시하며, 시간을 읽는 방식에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이라는 또 하나의 장르가 개척된 순간이다. 모든 작품은 하나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우아한 운율에 맞춰 세계관을 확장한다. 홍콩에서 열린 <포에트리 오브 타임> 전시는 120여 년의 워치메이킹 서사를 응축한 정교하고도 아름다운 기록이다.

반클리프 아펠 워치메이킹 R&D 디렉터 라이너 베르나르트.

INTERVIEW
with Rainer Bernard, Director of Watchmaking Research and Development

홍콩에서 개최한 <포에트리 오브 타임> 전시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이번 전시는 ‘크리에이션’이라는 틀 안에서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조명하는 자리입니다. 입구에서 헤리티지와 맞닿은 작품을 먼저 만나도록 구성했습니다. 과거 유산과 오늘의 기술을 순차적으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오늘의 연구가 내일의 전통이 될 것임을 암시하고자 했죠. 메종이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기보다 일관된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일관된 방향성이란 무엇인가요?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흐릅니다. 그 순간을 어떻게 향유할지는 개인의 선택이죠. 반클리프 아펠은 시간을 확인하고 이해하는 방식에 서정적 이야기를 더해 시간을 또 다른 방식으로 인지하도록 초대합니다. 이것이 메종이 추구하는 ‘포에트리 오브 타임’ 비전입니다.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타임피스는 이야기를 통해 시간을 전합니다. 사람들이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고안했습니다.

반클리프 아펠은 컴플리케이션 예술을 구현하는 데 시각적 미학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워치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스토리’입니다.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의 개발은 언제나 이야기에서 출발합니다.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워치를 예로 들면, 파리에서 춤추는 두 연인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러버 브리지 위에서 만난 퐁 데 자모르의 연인이 또 다른 장소에서 재회하는 장면이죠. 당시에는 어떤 드로잉도, 기술적 검토도 없었습니다. 이후 이 서사를 구현할 무브먼트를 개발하는 데 4년이 걸렸습니다. 인물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오토마통과 시간 표시를 조율·동기화하는 작업 역시 스토리 구상 이후 진행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와 메티에 다르 장인이 처음부터 함께 참여해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죠.

예술성과 메커니즘을 조화롭게 결합한 타임피스는 워치메이킹 세계에서 메종의 독보적 위상을 구축해왔습니다. ‘포에트리 오브 타임’이라는 비전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재해석하고 발전시키고 있나요? 설립 초기부터 반클리프 아펠은 영감의 원천과 창작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왔습니다. ‘포에트리 오브 타임’은 메종만의 시선을 펼칠 수 있는 풍부한 표현의 장이자 삶을 시적으로 바라보는 시간관입니다. 꽃이 피는 순간이나 로맨틱한 만남처럼 소중한 찰나를 포착하고 다양한 공예 기법의 조합으로 이를 빛나게 표현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동하는 기계식 무브먼트와 오토마통은 그 장면에 또 하나의 시선을 더합니다. 새로운 작품을 제작할 때 메종은 무브먼트나 케이스, 제품 혹은 디자인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항상 하나의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사랑 이야기, 신비로운 자연, 요정과 발레리나, 혹은 포에틱 아스트로노미 등 메종의 다양한 시적 세계관에 뿌리를 둔 이야기이며, 그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GPHG에서 주요 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메종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이해받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해석하는 방식에 차별화를 둔 점이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레이디 페어리 로즈 골드 워치에서는 요정이 지팡이로 분을 가리키고, 해 안의 숫자가 시간을 알립니다. 이러한 디테일 구현에 메티에 다르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단순한 시계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주얼리 작품인 것입니다. 육안으로 거의 보이지 않는 요소까지 세심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마지막으로, 메종의 전문성과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타임피스를 꼽는다면요? 하나를 꼽으라면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워치’입니다. 창립자의 사랑 이야기에서 비롯된 메종처럼 이 시계 역시 러브 스토리를 중심에 둡니다. 장인정신과 에나멜링, 인그레이빙, 오토마통 무브먼트를 결합해 러브 스토리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모든 기술은 케이스 안에 숨어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완벽히 작동하는 우아한 미학, 그것이 반클리프 아펠이 지향하는 워치메이킹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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