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의 시간을 지켜내는 임대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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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년의 시간을 지켜내는 임대의 기준

경기일보 2026-03-04 19:19: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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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의 기준은 단순한 정책 문구가 아니라 사람의 시간을 좌우하는 구조다. 공공임대아파트에 10년 거주하며 분양 시점을 맞았을 때 그 사이 급등한 주변 시세는 임대에 성실히 거주해 온 시간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했다. 그 문제 의식에서 조기 분양이라는 제도를 고민하게 됐고 논의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조기분양위원으로 활동하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구체화했고 이후 임차인 의결기구인 동대표로 역할을 이어갔다. 분양 기준이 제도화되지 않았던 상황에서도 논의를 지속한 끝에 경기도 최초 공공임대아파트 조기 분양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조기 분양을 이뤄낸 이후에도 책임을 멈추지 않고 분양가재산정위원장을 맡아 분양가 산정 방식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언론사에 게재하며 기준 정립을 책임져 왔다.

 

이러한 경험은 임대 구조를 바라보는 기준이 됐고 이후 전국임대아파트연합회장을 맡아 청년 전세사기 상담을 접하면서 또 다른 구조적 문제를 보다 선명하게 확인했다. 전세사기 피해 청년들의 사례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보증금을 잃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자산이 아니라 시간이다. 특히 2030 청년층에게 주거는 자산 형성과 신용 축적, 직업 안정과 가족 계획을 설계하는 삶의 첫 기반이자 경제적 자립의 출발선이다. 그 출발선이 불안정하면 미래 또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전세 역시 임대의 한 형태다. 임대 구조가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설계되지 않으면 피해는 가장 취약한 계층에 집중된다. 계약 단계의 정보 비대칭과 불완전한 보증 체계, 사후 대응 중심의 정책은 근본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 결국 제도의 문제는 사후 보완이 아니라 사전 설계의 문제다.

 

현재 전국임대아파트연합회는 권역별 조직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서민 주거 안정과 임차인 권익 보호를 위해 법률 자문과 정책 대응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현장 경험 속에서 청년 전세사기 문제는 결코 분리된 사안으로 보이지 않는다. 임대 구조 전반을 정비하지 않으면 유사한 불안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임대아파트가 불필요한 오해 및 낮은 평가의 대상이 되는 현실은 제도가 충분히 정교하게 설계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제는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기준 속에서 임대 주거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임대의 기준을 제도와 수치, 그리고 실행력으로 재정립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전세계약 전 과정이 투명하게 연동되고 위험 요소가 사전에 검증되는 통합 관리 체계가 구축될 때 비로소 청년의 시간은 지켜진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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