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매치 3 퍼즐 게임을 1만 3,000 스테이지 가까이 즐긴 사람이다. 시중 퍼즐 게임 중 최고로 꼽히는 로얄 매치(Royal Match)를 거의 인생 게임처럼 해왔다. 그런 시각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슴미니즈(SMiniz)를 봤을 때 첫 반응은 솔직히 "또 베꼈네"였다.
인터페이스 구성부터 게임 로직, 가만히 두면 블록이 살짝 흔들리는 섬세한 디테일, 다수 유저가 동시에 경쟁하는 리그 챌린지 방식까지 로얄 매치를 꽤 촘촘하게 참조했다는 인상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하이브가 방탄소년단 IP로 만든 매치 3 퍼즐 게임도 같은 계보를 탔고, 슴미니즈는 그 연장선에서 한 번 더 버전업한 형태에 가깝다.
그런데 게임을 300 스테이지 넘게 하다 보니 달리 보이는 부분이 생겼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에스파 블록을 맞춰 게이지를 채우면 해당 아티스트가 화면 위 블록을 폭탄처럼 쓸어버린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직접 판세를 바꿔주는 구조로, 로얄 매치에는 없는 시스템이다.
둘째, 기자는 로얄 매치를 하면서 라디오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게임의 사운드를 모두 꺼버리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게임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슴미니즈는 라디오를 틀 필요가 없다. 퍼즐을 하는 내내 자기가 선택한 아티스트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팬 입장에서 '최애'의 목소리를 들으며 게임을 풀어가는 경험은 순수한 게임성과는 별개의 몰입감을 준다. 이 두 가지를 묶으면 슴미니즈가 지향하는 정체성이 명확해진다. 장르는 빌렸지만, 팬덤 문화 안에 게임을 집어넣었다는 쪽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임팩트도 예상보다 좋다. 블록이 연쇄로 터지는 시각적 쾌감이 상위권 퍼즐 게임에 크게 밀리지 않고, 난이도도 초중반은 부드럽게 흘러가는 편이다. 뽑기를 통한 캐릭터 수집, 마이룸 꾸미기, 포토 데코 등 팬덤 향 콘텐츠도 초반부터 상당 분량 숨겨져 있어 파고들 구석이 있다.
NCT 127, NCT DREAM, WayV, 에스파, 라이즈(RIIZE), NCT WISH 등 6개 그룹이 등장하며 여성 그룹은 에스파가 유일하다. 전체 라인업이 남성 아이돌 중심인 만큼 타깃 유저도 자연스럽게 윤곽이 잡힌다. 매치 3 퍼즐 장르에 익숙한 유저라면 진입 장벽은 거의 없고, SM 팬이라면 게임성보다 팬덤 콘텐츠 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게임즈가 무거운 게임과 가벼운 게임 모두 소화하는 회사로 영역을 넓히고 있음을 슴미니즈가 보여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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