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마주하는 자연의 풍경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충분하다. 강원도 동해시의 서쪽, 백두대간의 척추에 자리 잡은 해발 1357m 두타산은 치유와 성찰의 시간을 기대하는 이들이 찾는 명산으로 꼽힌다. 북쪽으로 무릉계곡을, 동쪽으로 고천계곡을 품고 남쪽으로 태백산군과 맞닿아 있는 지형 덕분에 계곡과 능선, 암릉이 어우러진 산세가 뚜렷하다. 예부터 지역의 역사와 전설이 전해지는 곳으로도 알려져, 자연과 이야기가 함께 흐르는 산행지라는 인상을 남긴다.
두타산 협곡 마천루 / 동해시 공식 유튜브 캡쳐
두타산 입구에서 삼화사를 지나 용추폭포까지 이어지는 약 3.1km 계곡길은 산행의 첫 장면을 여는 구간이다. 맑은 물길이 굽이치는 무릉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두타산성과 금란정 등 옛 흔적이 남아 있는 지점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계곡을 대표하는 볼거리로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용추폭포와 두 줄기 물줄기가 대비를 이루는 쌍폭포가 있다. 폭포 소리가 계곡에 퍼지며 만들어내는 시원한 기운은 걷는 내내 리듬을 더하고, 잠시 머물며 숨을 고르기에도 좋다. 박달나무와 서어나무 등이 어우러진 숲 구간은 두타산의 생태적 특징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계절에 따라 색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점도 매력이다.
두타산 협곡 마천루 / 동해시 공식 유튜브 캡쳐
산 중턱 해발 470m 지점에 위치한 마천루는 두타산 비경의 결정체다. 깎아지른 듯한 암릉과 기암절벽이 겹겹이 에워싼 모습은 마치 빌딩 숲을 연상시킨다. 금강산 바위 위로 아슬아슬하게 조성된 잔도 데크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두타 협곡의 광활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바위들이 숲처럼 솟아오른 이 풍경은 '한국의 장가계'라는 별칭에 걸맞게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아찔한 낭떠러지와 주변의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모습은 자연이 억겁의 시간 동안 조각한 예술 작품이나 다름없다.
무릉계곡 탐방을 계획한다면 방문 전 이용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개인 기준 어른 4000원, 청소년·군인 1500원, 어린이 700원이다. 다만 기상 상황, 안전 점검, 계곡 수위 등에 따라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방문 당일에는 공식 채널을 통해 개방 여부와 변동 사항을 확인한 뒤 이동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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