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를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단순한 로봇 장비 판매를 넘어 부품사와 솔루션 기업, 산업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구조를 통해 로보틱스 사업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2026)'에서 '모베드 얼라이언스(MobED Alliance)' 출범식을 열고 모베드 플랫폼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을 비롯해 현대트랜시스, SL 등 부품사와 LS티라유텍, 가온로보틱스 등 로봇 솔루션 기업, 한국AI·로봇산업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얼라이언스는 최근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단순 장비가 아닌 '완성형 솔루션' 형태로 도입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을 반영해 기획됐다. 로봇 플랫폼과 하드웨어만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별 맞춤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얼라이언스의 중심에는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가 있다. 모베드는 4개의 독립 구동 바퀴가 각각 움직이며 높이 조절까지 가능한 'Drive-and-Lift(DnL)' 메커니즘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경사로, 턱, 울퉁불퉁한 지면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이동이 가능해 산업 현장에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모베드는 상단에 다양한 장비를 장착할 수 있는 '탑 모듈(Top Module)' 구조를 채택해 확장성이 높은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물류 배송 장치나 순찰용 드론 스테이션, 광고 사이니지 등 산업별 기능을 결합할 수 있어 활용 영역을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러한 플랫폼 구조를 기반으로 '생태계 중심 상용화 전략'을 추진한다. 얼라이언스에는 로보틱스랩과 부품사, 로봇 솔루션 기업, 산업 기관 등 총 4개 축이 참여한다. 현대차·기아는 플랫폼 개발과 핵심 기술을 제공하고, 부품사는 센서·전장·배터리 등 주요 부품 공급을 맡는다. 로봇 솔루션 기업은 산업 맞춤형 서비스와 현장 구축을 담당하며, 협회와 유관 기관은 실증과 시장 도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기아는 이 같은 협력 구조를 통해 모베드를 B2B와 B2G 시장에 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로봇 솔루션 기업들이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물류·순찰·광고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탑 모듈을 개발함으로써 실제 산업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모베드 양산형 모델도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다. 현대차·기아는 약 180㎡ 규모의 체험 부스를 마련해 실제 야외 환경을 모사한 구조물을 설치하고 모베드의 험로 주행 능력을 시연했다. 관람객들은 수동 주행, 자율주행, 방송 서비스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모베드의 기술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현동진 상무는 "모베드는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은 플랫폼"이라며 "이번 얼라이언스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 솔루션으로 발전시켜 국내 로봇 산업 경쟁력 강화와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모베드는 올해 초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2026에서 로보틱스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차·기아는 앞으로 지능형 소프트웨어와 로봇 하드웨어를 결합한 '피지컬 AI'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해 로보틱스 사업을 미래 성장 축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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