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농림축산식품부 및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식품부 측 실무진은 이날과 5일 각각 식용유업계와 라면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이란 공습으로 인한 대외 악재는 물론 현재 상황 점검 및 원가 동향 파악 차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가 민생 물가 안정에 고삐를 죄고 있는 만큼 가격 인하에 동참해달라는 취지의 협조 요청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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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물가를 관리하는 농식품부가 주요 식품업체를 소집해 회의를 여는 것은 최근 제분·제당업계의 가격 인하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주에는 양대 제빵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상미당홀딩스(옛 SPC)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 뚜레쥬르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겠다며 일부 빵과 케이크 가격 인하를 발표한 바 있다.
라면 업체는 가격 인하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라면은 대표 서민 음식이자 경기 체감의 바로미터로 여겨져 왔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 가격을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원자재 및 환율 상승 등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을 비롯해 삼양식품, 팔도 등은 신중한 입장이다. 농심은 “원자재 품목별 가격 변동성이 크고, 국제 유가, 환율 등 고려할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도 “밀가루 가격 조정만으로 전체 원가가 결정되는 구조는 아니다. 다른 제반 비용이 상승해 부담이 크다”면서 “가격 인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팔도 측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공감한다면서도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했다.
정부가 업체를 소집해 원가 동향을 점검하는 만큼, 가격 조정 관련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라면 가격은 지난 2023년 전 정부 압박 속에 한 차례 인하한 전례가 있다. 당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언급하며 라면 업계를 압박했고, 이후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가 제품 가격을 낮췄다. 그러다가 지난해 3월 농심과 오뚜기, 팔도가 라면 가격을 다시 올렸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취임 후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예요?”라고 발언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한편 오리온, 롯데웰푸드 등 제과업체도 아직 가격 인하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에서 밀가루 비중은 크지 않다. 환율과 원료·부자재 단가 상승에 (가격 인하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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