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3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타격하고 미국은 전략폭격기를 추가 동원하는 등 대이란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도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와 미 외교시설 공습을 이어가며 중동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장기전을 감수해서라도 이란의 핵시설을 모두 제거하고, 이란 정권 교체도 이뤄낸다는 구상이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나흘간 지속된 공습으로 이미 수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비용을 지출했지만 이란은 값싼 자폭 드론만 사용하며 미군의 방공망을 소모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이란이 추후 탄도미사일 등 최첨단 무기를 사용한다면 오히려 미국과 이스라엘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미국중심'을 표방하는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에서 이번 대이란 공격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다.
아울러 영국과 스페인 등 유럽 동맹 국가들이 미국의 대이란 공격을 비판하거나 군사적 협조를 하지 않는 등 동맹 균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란 정권 교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 달성도 쉽지 않게 됐다는 분석이다.
중동사태 악화일로…미군, 전략폭격기 B-52 첫 투입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타격 vs 이란, 美기지·영사관 공격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핵무기 핵심 부품을 비밀리에 개발하는 곳으로 추정되는 이란의 한 지하 핵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민자데헤'라고 부르는 이 지하 핵시설에 대해 "핵 과학자 그룹이 핵무기용 핵심 부품을 개발하기 위해 비밀리에 활동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작년 6월 '12일 전쟁' 이후 이란 과학자들을 추적해온 이스라엘군은 이 시설의 지도를 공개하며 "그들의 이 시설 내 새로운 위치를 포착해 비밀 지하 복합 단지를 겨냥한 정밀 타격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은 대이란 군사 작전에 지하시설 파괴용 정밀 관통탄 '벙커버스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도 투입했다.
미군에서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는 이번 군사작전 시작 후 48∼72시간 사이에 B-52 폭격기들이 출격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이란 공습에 투입된 B-2 스텔스 폭격기는 이날도 이란 혁명수비대(IRGC) 시설과 무기고, 이란 미사일 개발 복합단지 등을 타격했다고 미 CBS뉴스가 보도했다.
이러한 폭격기 등을 동원해 작전 시작 72시간 만에 이란 내 1천700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미 중부사령부는 보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세에 맞서 이란도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이스라엘은 물론 역내 미군 기지와 외교공관을 겨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4일 이스라엘 국방부 청사와 텔아비브 등지의 여러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알자지라 방송이 인용한 성명에서 IRGC는 "(이스라엘) 국방부 청사를 비롯해 텔아비브와 페타티크바의 군사 시설에 공습을 감행했다"며 "갈릴리의 여러 군사 센터와 텔아비브 인근 브네이브라크의 군사 인프라 시설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두 차례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후 이날 밤 텔아비브 지역에 미사일 파편이 떨어져 여성 1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이스라엘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텔아비브 지역에 군수품 파편이 떨어졌다는 신고를 접수했다"며 "경찰관과 폭발물 처리 전문가들이 해당 지역을 통제하고 격리하기 위해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의 탄도 미사일은 중동 지역에서 가장 큰 미군 시설이 있는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기지도 타격했다고 카타르 국방부가 밝혔다.
카타르 국방부는 자국을 향해 미사일 두 발이 발사됐다며 "방공 시스템이 미사일 중 한발을 성공적으로 요격했으나, 두 번째 미사일은 알우데이드 기지를 타격했으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주재 미국 대사관이 드론 공격을 받은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주재 미국 영사관 인근에서도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고 불은 모두 진화됐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드론이 인접 주차장을 타격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영사관 직원의 안전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란 국영매체 누르뉴스는 이란 드론이 두바이 미국 영사관을 타격하는 순간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30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폭발 후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담겼으나 정확한 발생 위치는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도 가세해 이날 이스라엘 하이파의 해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美, 3천만원 드론 격추에 60억원 미사일…전쟁 비용 증가
이란 "최첨단 무기 아직 손도 안댔다…더 오래 저항할 수 있어"
이란에 비해 첨단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 미국의 전쟁 비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단적으로 이란은 현재 값싼 자폭 드론을 날려 미국과 걸프 지역 동맹국들의 고비용 방공망을 압박하며 무기 재고를 빠르게 고갈시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 이란제 '샤헤드-136' 일회용 자폭 드론과 소형 순항미사일이 중동 전역의 주요 목표물을 계속해서 타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산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은 이란의 샤헤드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90% 이상 요격하며 성능을 입증하고 있으나 그러나 2만 달러(약 2천930만 원)짜리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400만 달러(약 58억6천억원)에 달하는 요격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상황은 오히려 미국에 손해가 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확보한 내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현재 사용 속도를 유지할 경우 카타르가 보유한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재고는 나흘 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타르 정부는 물밑에서 조속한 종전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황도 녹록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주간 공격을 지속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미군이 그렇게 오랫동안 작전을 수행할 만큼 충분한 탄약을 중동에 배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미국과 중동 지역 동맹국들은 록히드마틴의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PAC-3)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만, 록히드마틴의 지난해 PAC-3 생산량은 약 600기에 불과했다. 이번 전쟁 개전 이후 중동 지역에서 이미 수천 발의 요격 미사일이 발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이란의 공세가 현재 강도로 유지될 경우 며칠 내로 중동 내 PAC-3 재고가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고, 양측 모두 공격 무기가 바닥나 전황이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양자 회담 자리에서 이란 상황에 대해 "그들은 해군이 없으며, 해군은 무력화됐다. 공군도 무력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중 탐지 능력도 무력화됐고 레이더도 무력화됐다. 거의 모든 것이 무력화됐다"며 "그래서 어떻게 되어야 할지 봐야겠지만, 우리는 매우 잘 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들의 미사일 보유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란은 아직 첨단 무기는 쓰지도 않았다며 강력한 저항 의지를 표명했다.
3일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레자 탈라에이-니크 이란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적들이 선포한 전쟁 계획보다 더 오래 방어하고 공격적 방어를 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가진 첨단 무기와 장비를 처음 며칠 만에 모두 전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국방부의 이날 발언은 자신들의 전력이 급격히 무력화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차원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사태 '마가' 내부서 비판 이어져…트럼프 "내가 마가다"
미국 내 여론도 전쟁에 호의적이지 않다.
야당인 민주당에서 반전 여론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고립주의 성향의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핵심 지지층 마가(MAGA)에서도 외국 전쟁 개입을 들어 지지 이탈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마가 진영은 '신(新)고립주의' 기조 아래 외국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지양한다는 노선을 표방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앞마당'인 서반구 국가도 아닌 중동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에 나선 것은 여기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은 미군의 공습 직후인 지난 1일 ABC 방송에 출연해 미군의 이번 작전을 "역겹고 사악하다"고 비판했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의 보수 언론인 메긴 켈리는 전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이번 전쟁이 "미국 우선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작전 도중 사망한) 군인들이 미국을 위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란이나 이스라엘을 위해 죽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가 진영이 추구하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벌인 것이 아니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사망)가 이끌던 이란 신정 정권을 타도하려는 이스라엘의 설득에 넘어갔기 때문이라는 주장으로 읽힌다.
켈리는 "나는 대통령을 지지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또 하나의 중동 전쟁을 아무 의문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티브 배넌은 아직 직접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워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의문을 제기했으며, 여기에 초청된 인사들은 이번 작전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이번 전쟁에 대한 일부 여론조사 상 찬성률이 현재 40% 안팎인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보다 낮게 나오는 점은 이 같은 마가 진영의 균열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란 공습 직후 긴급 시행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27%에 그쳤다. CNN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9%가 이란 공격 결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마가 진영 유력 인사들의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고수할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워싱턴 DC의 개인매체 '이너서클' 운영자인 레이철 베이드 기자와의 통화에서 "마가는 트럼프라고 생각한다. 마가는 그 두 사람(칼슨과 켈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지키고, 다른 나라들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우회로"라며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둘 수 없다는 게 내게는 최우선적"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이란 공격을 비판한 칼슨에 대해선 "하고 싶은 말은 뭐든 할 수 있지만, 그건 내게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트럼프 들이받는 스페인…영국 스타머와도 최대 균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습이 이어진 가운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정부는 이란에 대한 공격에 카디스의 로타 해군기지와 세비야의 모론 공군기지 사용을 차단했다. 이들 기지는 스페인에서 대서양 동맹 관계의 상징적 역할을 해온 곳이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기지 사용을 위해 미국과 체결한 협정은 국제법 틀 안에서의 작전만 허용한다고 말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외무장관은 "우리는 협정에 없거나 유엔 헌장에 부합하지 않는 어떤 일에도 우리 기지를 빌려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스페인과의 모든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며 "우리는 스페인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스콧(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 스페인과 모든 거래를 끊으라고 했다"며 자신에게 모든 스페인산 상품에 금수 조치를 내릴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배석한 베선트 장관도 미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에 스페인에 대한 제재 조치 검토를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은 끔찍하다"면서 스페인이 미국의 이란 공격에 스페인 군기지 사용을 불허한 점과 스페인이 국내총생산(GDP)의 5%로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약속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격에 스페인 정부는 바로 성명을 내 반박했다.
스페인 정부는 미국이 민간 기업들의 자율성과 국제법, 미·유럽연합(EU)간 무역 합의를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금수 조치에 따른 충격을 제한하고 영향받는 부문을 지원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면서도 파트너들과 자유무역 및 경제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과의 관계도 심상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에 영국군 기지를 적극적으로 제공하지 않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거듭 겨냥하며 두 정부 간 균열이 커지고 있다.
이란 공습 이전부터 미국은 차고스제도의 디에고가르시아 기지, 글로스터셔 페어퍼드 공군기지를 사용하기를 바랐지만 스타머 정부는 국제법 위반을 들어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미국의 공습 이후엔 이란의 반격에 대한 방어 작전에는 전투기를 띄웠고 이란 미사일 발사 원점에 대한 '방어적' 작전에 영국군 기지를 내주기로 했다.
3일 영국 대중지 더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미영 관계는) 역대 가장 견고한 관계였다"며 "이제 우리는 유럽 다른 국가들과 아주 강한 관계다"고 말했다.
더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가장 굳건하다고 믿었던 미·영간 '특별한 관계'가 이토록 큰 위험에 처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고, 그가 높이 평가한 다른 국가는 프랑스와 독일이라고 전했다. '특별한 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윈스턴 처칠이 혈맹과 같은 양국 관계를 지칭한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스타머 총리를 향해 "그는 썩 도움 되지 않았다"고 직격하면서 "그럴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영국에서 그런 걸 보리라고는 정말 몰랐다. 관계가 분명히 예전 같지 않다는 데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이란, 어떤 대가 치르더라도 전선 넓혀 장기전 하려 들 것"
하메네이 차남 모즈타바 후계자로 선출 유력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무력 보복을 이어가고 있는 이란의 최우선 목표가 정권의 생존이며, 이를 위해 전선을 넓혀 장기전을 하려 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미국의 전쟁 비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생존을 도모하려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이 비용이란 미군 사상자 수, 에너지 가격, 인플레이션 등으로, 이란은 이런 측면에서 압박을 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화력에 맞서 전장을 자국 영토 밖으로 확대하려 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 방식으로는 인근 국가의 석유·가스 인프라를 파괴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항공 교통을 차단하는 방식이 언급된다.
이를 통해 페르시아만 경제를 교란, 글로벌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이는 이른바 비대칭적 인내 전략으로, 미국과 이스라엘, 걸프 지역의 방공망이 한계에 달할 때까지 초기의 손실을 감수하며 버티는 것이다.
이 전략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부담과 핵심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반발에 부딪혀 미군 사상자가 더 늘고 물가가 더 상승하기 전에 전쟁을 축소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담당 선임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은 자국이 감당할 비용과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악화에도 상관없이 고통을 최대한 확산하려 한다"며 "이를 통해 전쟁에 대한 충분한 반발을 일으켜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서도록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에 있어서는 비록 피로 얻은 승리라 할지라도 생존 자체가 승리"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란이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자 등을 인용해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가 이날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심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문가회의는 이날 두 차례에 걸쳐 화상 회의를 했으며, 4일 오전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공식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후계자로 공식 발표되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모즈타바가 차기 지도자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올해 56세인 모즈타바는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은 막후 실세 인사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정보기관 내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랫동안 후계자 후보로 거론됐다.
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가 위기 상황에서 이란을 이끌 자질을 갖췄다고 주장하며 그를 임명하자고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NYT에 전했다.
이 때문에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되면 곧 강경파의 승리를 의미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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