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엇갈린 증권가 전망…코스피 향방 열쇠는 결국 '유가·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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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 엇갈린 증권가 전망…코스피 향방 열쇠는 결국 '유가·환율'

르데스크 2026-03-04 12:00:53 신고

이란 사태로 인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본격화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고 국내 증시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피는 이틀 연속 급락하며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변동성이 확대됐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00원 선을 넘나들며 금융시장 전반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증권사별 전망도 제각각이다. 일부 증권사는 전쟁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경우 코스피가 10% 내외의 조정을 거친 뒤 반등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충돌이 장기화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될 경우 유가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증시 조정폭이 20%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다만 이란 사태가 전쟁이라는 사건 자체보다 이로 인한 에너지 가격과 통화정책 기대, 글로벌 자금 흐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가 증시 흐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거라는 분석엔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중동발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요망된다.

 

'전쟁 뉴스'보다 중요한 변수는 '유가·환율'의 방향

 

▲ 환율 역시 시장 불안을 확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 외국인 자금 흐름이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란 사태 이후 국내 증시 급락의 배경은 군사 충돌 자체보다 그 여파로 촉발된 금융 변수의 변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했고 이는 곧바로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를 동시에 자극했다는 것이다.

 

원유 가격 상승은 기업 생산비 증가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결국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주식시장은 단기조정이 아니라 기업 실적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환율 역시 시장 불안을 확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 외국인 자금 흐름이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 특성상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대형주 중심의 매도 압력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환율이 1500원 선을 넘나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만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이 단순한 달러 강세의 결과인지 아니면 한국 경제에 대한 구조적 우려가 반영된 것인지에 따라 시장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원유를 비롯한 주요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무역수지와 경상수지에 동시에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전쟁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경우 이번 하락이 '과열 해소 성격의 조정'에 그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주요국 증시보다 빠른 상승세를 보이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었던 만큼 지정학적 충격이 차익 실현의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다.

 

반면 전쟁이 1개월 이상 장기화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이 실제로 차질을 빚게 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유가 급등이 장기간 지속되면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높아지고, 이는 경기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변동성 장세 투자 전략, 방향 예측보다 '대응'이 핵심

 

▲전문가들은 이란 사태 이후 증시 투자 시 방향 예측보다 시장 흐름을 확인하며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특정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시장 변수의 흐름을 확인하며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급락 이후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동시에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장세는 지정학 뉴스에 따라 시장이 급격하게 움직이는 '이벤트 드리븐'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전쟁 관련 뉴스나 유가 급등 소식 하나만으로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가격 움직임에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오히려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종 흐름 역시 단순히 '수혜 업종'이라는 이유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때 방산이나 정유, 해운 관련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상승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유가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오히려 글로벌 경기 둔화가 발생해 에너지 수요가 감소하고 해운 물동량이 줄어드는 등 산업 환경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반도체와 자동차 등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 수출주는 단기 충격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경우 글로벌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회복 탄력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동시에 거론된다. 업종 선택보다 시장 변수의 변화 흐름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급등 이후 안정세를 찾는지, 환율 변동성이 완화되는지, 그리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가 회복되는지 여부 등이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는 주요 단서로 지목했다. 이러한 지표들이 동시에 안정될 경우 이번 급락은 단기 조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대로 유가 상승과 환율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증시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장세를 두고 공포와 기회가 동시에 존재하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급격한 하락 이후에는 반등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성급한 판단이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전쟁의 결말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들의 흐름을 냉정하게 확인하며 대응하는 전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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