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최병일 칼럼니스트]
오스트리아 음악의 본향, 잘츠부르크의 전통을 품은 명문 악단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가 마침내 대구 무대에 선다. 3월 13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이 악단의 대구 데뷔 무대라는 점에서 각별하다.
올해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탄생 270주년. 모차르트의 도시가 길러낸 오케스트라가 한국의 음악 도시 대구를 찾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상징성은 충분하다. 잘츠부르크의 공기와 역사, 그리고 고전주의의 미학을 온전히 체화한 악단이기에 이번 무대는 단순한 내한 공연을 넘어선다.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는 1841년, 모차르트의 부인 콘스탄체와 두 아들의 도움으로 결성된 기악 앙상블을 모태로 한다. 모차르트 유산의 보존과 전승이라는 뚜렷한 사명을 품고 출발한 이 단체는 세월 속에서 ‘모차르트 해석의 권위’라는 별칭을 얻었다.
잘츠부르크 오페라 극장의 상주 오케스트라이자, 100년이 넘도록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무대에 참여해온 이력은 그들의 정체성을 단단히 증명한다. 전통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해석이라는 사실을 이 악단은 연주로 보여준다.
이번 공연의 지휘봉은 2024년부터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인 로베르토 곤잘레스-몬하스가 잡는다. 그는 현재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의 상임지휘자이자 갈리시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유럽 주요 오케스트라를 넘나들며 쌓아온 그의 음악 세계는 한마디로 ‘균형’이다.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생동감 있고, 고전의 형식을 존중하되 현대적 감각을 잃지 않는다. 특히 모차르트와 베토벤 등 고전 레퍼토리에서 보여주는 절제와 투명성은 “고전주의의 본질을 꿰뚫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협연자로 나서는 양인모는 이미 한국 클래식계의 상징적 존재다. 그는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2015)와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2022)를 모두 우승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기교의 화려함에 머물지 않고, 작품의 구조를 해부하듯 들여다보는 그의 해석은 늘 한 걸음 더 깊다. 2021년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한 음반 ‘현의 유전학’은 그가 단순한 콩쿠르 스타가 아니라 음악적 사유를 하는 연주자임을 보여줬다. 지난해 BBC 프롬스 무대에서의 연주 역시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번 공연에서 그가 들려줄 작품은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장대한 1악장의 서사, 2악장의 내면적 기도, 3악장의 생기 넘치는 론도는 협주곡 문헌의 정점으로 꼽힌다. 독주 바이올린은 오케스트라와 경쟁하기보다 대화하며, 음악은 힘이 아닌 깊이로 승부한다. 양인모의 절제된 음색과 사색적 접근이 이 곡의 본질을 어떻게 비출지 기대를 모은다.
공연의 문은 모차르트의 극음악 ‘타모스, 이집트의 왕’ 서곡으로 열린다. 이어 베토벤 협주곡을 거쳐, 마지막은 교향곡 제41번 C장조 K.551, 이른바 ‘주피터’로 장식한다.
‘주피터’의 피날레는 다섯 개의 주제가 대위법적으로 결합되며 눈부신 음악적 건축미를 드러낸다. 명료함과 복잡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고전주의 정신의 절정이다.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의 투명한 음향과 곤잘레스-몬하스의 치밀한 구조 감각이 만나면, 그 장대한 결말은 한층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대구콘서트하우스 박창근 관장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이라는 고전주의의 핵심 레퍼토리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 특별한 기회”라며 “오스트리아 전통의 오케스트라와 한국 정상급 솔리스트의 만남이 고전 음악의 본질을 차분히 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켓 예매는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뉴스컬처 최병일 newsculture@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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