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조수빈 기자] DL이앤씨가 양수발전에 특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
DL이앤씨는 지하 100m 이상 대심도 수직터널을 효율적으로 시공할 수 있는 ‘양수발전 특화 슬립폼(콘크리트를 부을 때 모양을 잡아주는 틀)’ 공법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고 상용화를 추진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이번 특허의 핵심은 터널 내부에서 슬립폼 이동 방식을 개선한 데 있다. 기존에는 유압잭을 이용해 슬립폼을 밀어올렸지만, 해당 기술은 슬립폼을 와이어에 매달아 공중에 부유하듯 설치한다. 슬립폼을 기준으로 작업자 동선을 상·하부로 분리해 작업 공간이 하부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했으며, 이에 따라 상·하부 공간에서 기존에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공사 기간을 기존 대비 20%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수발전소는 물을 가두는 상·하부 댐과 이를 연결하는 수직터널, 댐의 물로 전력을 생산하는 지하발전소 등으로 구성된다. 상부 댐의 물을 하부 댐으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구조 특성상 수직터널 높이는 수백m에 이른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수직터널이 통상 50m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최첨단 굴착 장비인 RBM(Raise Boring Machine)이 필수로 꼽힌다. 수십 개의 칼날이 장착된 헤드를 회전시켜 암반을 굴착하는 대형 장비로, 고난도 제어 기술이 요구된다. 최근 5년간 RBM 시공 실적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는 DL이앤씨가 유일하며, 수년간 축적한 시공 노하우가 강점으로 평가된다.
DL이앤씨는 RBM을 활용해 부산 욕망산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터널 굴착을 최근 완료했다. 아파트 43층 높이 산봉우리를 뚫어 120m 수직터널을 조성했으며, 현재 시공 중인 영동양수발전소에도 RBM 공법을 핵심 기술로 적용할 예정이다.
양수발전소 지하발전소는 전체 공사 기간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으로, 대심도 지하철 정거장과 유사한 규모와 특징을 갖는다. DL이앤씨는 국내 최대 규모 지하공간인 GTX-A 서울역 공사를 수행하며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GTX-A 서울역은 서울 남대문경찰서와 문화재인 옛 서울역 사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공사 난이도가 높았다. 지상에는 다수 버스가 오가고, 주변에는 고층 오피스와 쇼핑몰 등이 밀집해 있다. 여기에 KTX와 지하철 1·4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등 5개 노선이 지나고 있다. DL이앤씨는 지하 60m 아래에 대합실과 승강장, 환승 통로 등을 포함한 대규모 지하공간을 만들었다. 면적은 5300㎡(약 1600평)로 축구장 2개를 합친 것보다 크고, 높이는 20m가 넘는다. 특히 폭 31m로 일반적인 터널 폭 10m의 3배 수준이며, 단일 공간 기준 국내 최대 규모다.
대규모 지하공간 공사의 핵심인 굴착 공정은 단단한 암반부터 연약한 토사까지 복잡한 변수 속에서 진행된다. 지상 안전 확보와 시공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터널 공사의 소음과 진동은 주로 발파 과정에서 발생한다. 터널 규모가 클수록 화약 투입량이 늘어나 충격도 커진다. DL이앤씨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분할 굴착 공법’을 적용했다. 터널 단면을 12개 구간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굴착하고, 각 구간에서 발생한 발파 충격을 먼저 굴착된 공간으로 분산시키는 원리다. 이를 통해 지상 구조물에 전달되는 진동을 최소화하고 터널 안정성을 높였다.
GTX-A 서울역은 2025년 12월 개통 이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DL이앤씨는 호남고속철도 무안공항역도 같은 해 7월 굴착을 완료했다. 무안공항역은 2027년 완공 예정이며 폭 37m 규모로 조성된다. 완공되면 현재 최대 규모인 GTX-A 서울역을 넘어설 전망이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수직터널 공정을 위한 특화 기술과 국내 최대 규모 도심 지하공간인 GTX-A 서울역 등 특수 지하공간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양수발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력과 경험을 고도화해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인 포천양수발전소를 비롯한 양수발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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