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7일 대구 서문시장 방문에 이어 오는 7일 부산 구포시장을 찾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의 동행을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동행 의원 8인의 윤리위 제소를 요청하면서 당내 갈등이 한층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번 갈등은 한 전 대표의 '국민의힘 복당'을 둘러싼 해석차가 핵심에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가 제명되던 날 '돌아오겠다'고 복당 의지를 천명한 인사와의 동행이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도부는 제명 상태에서의 공개 동행이 지방선거 구도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내세웠다. 한 전 대표의 3월 7일 부산 방문에 친한계 의원들이 또다시 동행할 경우 추가 윤리위 제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 전 대표 측의 당내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장동혁 "韓 대구 동행은 해당행위"···원외 당협위원장들, 친한계 8인 윤리위 제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의 대구 방문에 동행한 것은 해당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당에서 제명 절차를 거친 사람의 일정에 우리 당 의원들이 함께 다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이상규 당협위원장 외 현직 당협위원장들은 지난달 27일 박정훈·배현진·우재준·정성국·김예지·진종오·안상훈 의원과 김경진 당협위원장 등 8인을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제소장은 피제소인들이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당일(2월 26일 오후 6시), 중앙당사 압수수색이 이뤄진 다음날(2월 27일 오전 9시 50분)에 이어 불과 3시간 뒤인 같은 날 낮 12시 43분에 한 전 대표와 함께 서문시장을 찾은 것을 '계획적인 분파 행위'로 규정했다.
제소장은 △당헌·당규 및 윤리규칙 위반(품위유지 의무 위반, 해당 행위) △당명 불복 및 타 후보 지원(대구 현지에서 이진숙 당 예비후보를 비난) △당의 기강 파괴 등 세 가지를 징계 근거로 제시하며 "윤리규정 제20조 1호를 적용해 즉각적인 제명 및 중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보윤 "무소속 후보와 동행 하는 것 형평성 문제 있어···지선 앞두고 숙고해야"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직후 "계파의 문제가 아니라 당을 위해서 그런 부분이 맞는지 숙고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지선을 앞두고 당에서는 당 후보가 있을 수 있고 탈당 후 무소속 후보가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 당 의원이 무소속 후보와 동행하는 부분은 어려운 부분"이라며 "한 분에게는 허용되고 다른 분은 그렇게 하지 않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일이 반복되면 지선을 치르는 당에서 문제가 심각할 것 같다는 게 다수 의원들의 의견"이라며 "의원총회에서 대구에 간 의원에 대한 질타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韓 "張 해당행위 발언에 해장행위 아닌가"···우재준·진종오, 부산행 동참 시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장 대표의 '해당 행위' 발언에 대해 "해장 행위 아닐까요. 해장 행위 같은데요"라고 언급했다.
한 전 대표는 "주가는 오르고 있지만 경기는 어려운데, 그게 서민의 삶이 나아지는 것이냐. 전통시장 상인들의 삶이 나아지고 있느냐"며 "보수 정치인이라면 응원해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부당하게 제명됐지만 국민의힘에 돌아갈 것이라는 확실한 약속을 하고 나왔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시장을 같이 가는 게 큰 문제냐"고 반문했다.
이어 윤리위·당감위를 '홍위병'에 빗대며 "문화혁명 때 홍위병, 6·25 때 완장 차고 죽창 든 사람들처럼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같은 날 SNS를 통해 "이번 토요일(3월 7일) 점심시간(12시 30분)에 부산 구포시장에서 상인분들을 응원하고 시민들을 만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지난 금정 선거 역전승 당시 시민들과 함께 걸었던 온천천을 다시 걸으며 시민들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대구 서문시장 방문에 동행했던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전 대표는 우리 당으로 돌아오겠다고 한 사람이고, 그분이 돌아와 힘을 합치는 것이 진짜 당을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진짜 이걸 징계하고 탄압하려 하면 반대로 힘을 실어줘야 할 수도 있다"며 부산행 동참을 시사했다.
이어 사회자가 '징계한다니까 더 가겠다는 말이냐'고 묻자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만 실제 징계가 이뤄질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 서문시장에 가서 민심을 듣는 것이 해당 행위라면 윤리위에 제소하시기 바란다"며 "당이 불나방처럼 자기 죽는 줄도 모르고 불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게에 뻥튀기된 허위사실로 윤리위 제소를 통해 최고위에서 숙청시키는 짬짜미, 김종혁 최고위원 제명에, 배현진 시당위원장의 비토 당원에 대한 반박 답변이 '아동학대' 죄를 씌워 당원권 정지로 이어지는 모습, 이것이 선거를 앞둔 공당의 모습이냐"고 직격했다.
이어 장 대표를 향해서도 "한 대표를 그렇게 존경한다 했던 지금의 장 대표는 윤절연(윤석열-절연)을 자신 있게 내치지 못하는 어물쩡한 간보기 처사로 지방선거 이후 행보만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반드시 윤리위에 제소하시기 바란다"며 "토요일 부산의 민심을 다시 듣겠다"고 밝혔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