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영향으로 이날 국제유가와 아시아·유럽 지역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았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7.7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6.7%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82.37달러로 13% 상승하며 지난해 1월 이후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1.23달러로 전장대비 6.3% 올랐다. WTI 선물 역시 장중 한때 배럴당 75.33달러로 12% 오르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원유 가격 급등과 동시에 해상 운임도 폭등했다. 아주경제가 단독 입수한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중동–동아시아(MEG–China) 항로 운임 지표에 따르면 3월 2일 기준 유조선 운임지수(WS)는 410.44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일일 용선료(TCE)는 42만3736달러로 집계됐다.
전쟁 직전인 2월 27일(WS 224.72·TCE 21만8154달러)과 비교하면 운임은 두 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1월(WS 96.12·TCE 7만8793달러) 기준으로는 한 달 만에 5배 이상 치솟았다.
WS는 국제 유조선 운임 정산의 기준이 되는 표준 운임지수로, 통상 100을 기준으로 100 이하이면 약세, 100 이상이면 강세로 평가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WS 400 돌파는 단순 시황 강세를 넘어 전쟁 위험이 반영된 극단적인 수치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사실상 현실화된 만큼 유조선 해상운임이 전쟁 전과 비교해 10배 이상 뛸 것으로 우려한다. 해상운임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해상 보험료가 지속해서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한국 경제가 받는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 천연가스의 최대 30%를 호르무즈 해협이 위치한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운송비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정유사의 원유 도입 단가는 급격히 높아지고, 이는 석유·석유화학 제품 가격 인상과 전력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산업 전반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정부는 비축유 방출과 대체 물량 도입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정부가 보유한 원유 비축량은 약 208일 분으로, 단기적인 공급 차질에는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수급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대신 우회 항로를 활용하면 해상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50~80% 추가 상승할 수 있다. 운송 기간과 통관 절차도 최대 5일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과거 해당 지역에서는 전쟁 위험 보험료가 최대 7배까지 할증된 사례도 있다.
오현석 계명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정부가 비축유에 대해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했지만, 상황을 낙관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해협 봉쇄 시 석유 수입 다변화가 필요하고, 단기적으로는 유류세 완화 등 세제 조정으로 기업과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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