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한나연 기자 | 현대건설이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체력을 다지면서 해외 개발과 에너지 사업 확장을 병행하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도시정비 수주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는 한편, 신기술과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상품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 핵심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유지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 3·5구역 재건축 사업 동시 수주를 목표로 수주전에 공식 참여했다. 이에 임직원 참여 결의 행사를 열고 구역별 전략을 제시하는 등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설계와 기술 측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점이 눈에 띈다. 압구정 3구역에는 지능형 로봇 주차 시스템과 전기차 화재 자동 감지·이송 체계, 자율주행 셔틀 등 신기술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5구역은 단지와 상업·문화 기능을 결합한 개발 구상을 내놓고 있다. 대형 사업지 특성상 설계 완성도와 상품 구성력이 수주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압구정은 상징성이 큰 사업지인 만큼 수주 여부가 매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브랜드 위상과 향후 강남권 정비사업 확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품 고도화 전략도 병행된다. 최근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와 모빌리티 기반 건설 특화 서비스 기획을 위한 협력 계획을 밝혔다. 이에 양사는 주거단지 유형 및 공간 분석, 입주민 이동 패턴 분석, 시간대·경로별 이동 시나리오 수립, 정류장 및 대기 공간 개발, 관련 법·제도 검토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우선 도입 서비스는 수요응답교통(DRT)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수요 예측과 경로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단지 내 이동을 유연하게 지원하는 방식이다. 단순 차량 도입을 넘어 인프라와 서비스를 통합 설계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존 주거 상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단계로 해석된다.
해외에서도 민관 협력 구조를 통한 개발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과 ‘글로벌 부동산 개발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국, 뉴질랜드, 호주, 불가리아 등을 중심으로 공동 지분 출자를 검토하고 주택 개발, 임대 운영, 리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공공기관의 정책 지원 역량과 민간 자본의 전문성 및 금융 구조화를 결합한 ‘팀 코리아’ 방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EPC 역량과 주택 부문의 기술 및 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 선진시장 중심의 주택 및 부동산 시장 진출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에너지 부문에서는 원전 사업이 중장기 성장 변수로 거론된다. 특히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신규 원전 발주 구조가 가시화 될 경우 수주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건설은 국내외 대형 원전 시공 경험을 보유한 점과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 관계가 강점으로 평가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올해 중 정부 주도의 원전 발주 구조(SPC)를 준비하고, 내년부터 2029년 1월 사이 총 8∼10기의 대형원전 FID(최종투자결정)를 순차적으로 완료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대건설을 수행 파트너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았다.
이어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7970억원에서 803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530억원으로, 전망치인 6500억원을 초과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실제 발주 일정과 투자 결정 속도에 따라 실적 반영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주택 부문이 안정적인 기반을 형성하고, 해외 개발과 에너지 사업이 추가 축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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