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악화 이후 첫 국내 증시 개장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 내 가짜뉴스 유포와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 등 관계 기관과 합동 '금융시장 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사전 점검하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날 국제유가는 중동발 리스크를 반영해 급등 출발했지만 이후 상승폭이 일부 축소됐다. 글로벌 증시는 대체로 약세 또는 보합권에 머물렀고,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 가격은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3% 상승했고, 금 가격은 1.2% 올랐다. 달러인덱스 역시 0.9% 상승하며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이 위원장은 재경부, 금융위, 한은, 금감원 등과 긴밀히 공조해 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필요 시 '10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신속히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그는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투자 심리를 악용한 허위 정보 유포나 시세조종 등 위법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이 협력해 철저히 점검하고 무관용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금융위는 사무처장을 반장으로 하는 '중동 상황 관련 관계기관 합동 금융시장반'을 구성해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중동 지역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조했다. 그는 "국가 전체 수출에서 중동 비중은 크지 않지만, 특정 기업은 의존도가 높을 수 있다"며 맞춤형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8조원), 기업은행(2조3000억원), 신용보증기금(3조원)이 운영 중인 총 13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 지원과 금리 감면을 신속히 집행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피해 기업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상담센터 운영도 병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중동발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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