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아주경제가 단독 입수한 VLCC의 중동–동아시아(MEG–China) 항로 운임 지표에 따르면 3월 2일 기준 탱커선(유조선) 운임지수(WS)는 410.4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일 용선료(TCE)는 42만3736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27일 WS 지수 224.72, TCE 21만8154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중동–동아시아 유조선 운임이 두 배 이상 치솟은 것이다. 지난 1월 WS 지수가 96.12, TCE가 7만8793달러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2달 사이에만 유조선 운임이 5배 이상 올랐다.
유조선 운임지수(WS)는 국제 유조선 운임 정산에 사용되는 표준 운임지수 체계로 원유·제품유를 운송할 때 기준이 되는 운임표다. 통상 기준 요율 100을 기준으로 잡고 100 이하는 부진을, 100 이상은 운임 호조로 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WS 400 돌파는 단순 시황 강세를 넘어 전쟁 위험이 반영된 극단적인 수치로 해석된다.
이란은 이날 반관영 ISNA통신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됐다"며 "통과를 시도한다면 그 어떤 선박이라도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이 불태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사실상 현실화 만큼 유조선 해상운임이 지금의 두 배 이상 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상운임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해상 보험료가 지속해서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전과 비교하면 10배 가량 높은 수치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봉쇄 시 공급망 병목으로 인한 운임 급등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WS 800선 돌파와 함께 일일 용선료가 80만 달러에 육박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더 큰 문제는 유조선 운임 급등으로 국내 에너지 가격이 상방 압력에 직면한 점이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중동-동아시아 운송비 상승은 정유사 도입 단가 인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는 국제유가 급등과 함께 국내 석유·석유화학제품 가격과 소비자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물리적으로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 공격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해운 업체 사이에선) 사실상 봉쇄 상태로 인식되고 있다"며 "WS 400 역시 시장 상식을 넘어선 극단적 수준으로, 전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선주사뿐 아니라 글로벌 물류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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