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사망자 숫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인 다수가 이란 공격을 반대하는 가운데 지상군 투입을 찬성하는미국인은 1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 "다른 대통령들은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나는 지상군에 대한 울렁증은 없다"라며 "'필요 없을 것', (또는) '필요하면' 이라고 말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 방송 CNN과 인터뷰에서는 이란에 대한 더 강력한 공격이 있을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란을 "완전히 박살내고 있다"고 말했지만, "큰 파도"는 아직 오지 않았다면서 그는 "아직 본격적인 압박은 시작도 안 했다. 진짜 큰 파도는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CNN은 미국 고위 관료가 향후 24시간 내 이란에 대한 공격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관료는 1차 공격을 통해 이란의 방어 체계를 약화시키는 목표를 달성했으며, 다음 단계에서는 이란의 미사일 생산 시설, 무인 항공기, 해군력을 파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가장 큰 타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면서도, 트럼프 정부는 이란에 대한 작전 목표를 "지상군 투입 없이도 달성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열린 비공개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쟁의 "범위가 제한적이고 목적도 제한적"이라면서 "이것은 전쟁 선포가 이나라 방어적 성격과 목적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 없이 전쟁을 수행한 데 대한 민주당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CNN은 이를 두고 "루비오 장관이 미국의 작전은 '방어적'이었다고 강조하며,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계획이었고, 공격이 이루어졌다면 미국은 즉각 보복 공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라고 평가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이스라엘의 행동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미군에 대한 공격을 촉발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만약 그들(이란)이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선제공격을 하지 않으면 더 큰 인명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1일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이날 의회와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란이 미군을 먼저 공격할 계획이라는 첩보는 없었다고 인정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두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도 이란 위협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 마크 워너 민주당 의원은 "이란으로부터 발생하는 미국에 대한 임박한 위협은 없었다. 위협은 이스라엘에 있었다"고 반박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루비오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이 의원들에게 브리핑을 진행했지만 이들의 답변이 "완전히, 전적으로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가 작전 비용 마련을 위해 의회에 추가 예산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행동에 나서기 전에 의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전쟁권한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방송은 "만약 이 결의안이 통과된다면 대통령의 군사 행동에 상징적인 질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전 의지와 달리 전쟁에 반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지난달 28일과 1일 미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59%는 이란 공격 결정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1%는 찬성했는데, 강한 반대(31%)는 강한 찬성(16%)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60%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을 해결할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62%는 추가적인 군사 행동을 하기 전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하기 전에 이란과 외교적 노력을 충분히 기울였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했으며, 39%는 외교적 노력이 부족했다고 답했고 33%는 잘 모르겠다는 답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던 지상군 파병과 관련해 찬성하는 응답자는 12%에 불과했고 60%는 반대, 28%는 확신이 없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56%는 미국과 이란 간 장기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며, 이 중 24%는 매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군사 행동이 미국이 이란으로부터 받는 위협을 줄일 것이라는 응답은 거의 없었다. 응답자의 54%는 오히려 이란이 미국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답했고, 28%만이 위협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군사 행동에 찬성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약 40%는 이란의 위협을 줄일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러한 여론은 미군 사망자가 늘어날수록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인 팀 호킨스 대위는 2일 쿠웨이트 미군 기지에서 미군 18명이 중상을 입고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령부가 1일 오전 처음 밝힌 사망자 3명, 중상자 5명에서 증가한 수치다.
미군의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작전 지속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공격을 비난한 민주당 인사들에 대해서는 "미쳤다.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의 본인 계정에 "완전히 길을 잃은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매우 필요하고 중요한 조치에 대해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라며 "그들이 비난하는 이유는 단지 내가 공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내가 공격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왜 트럼프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았지? 당장 공격해야 한다!'라고 외쳤을 것"이라며 "내가 무엇을 하든 그들은 반대편에 설 것이다. 이들은 병들고, 미치고, 제정신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해졌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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