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 비단)가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항해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개편의 중심에는 국내 커피 업계의 지형을 바꾼 ‘컴포즈커피’의 주역 양재석 회장이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7일 비단은 코스닥 기업인 포커스에이아이를 최대주주로 변경하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포커스에이아이는 비단의 지분 40.61%를 확보함으로써 새 주인이 됐다. 포커스에이아이의 최대주주는 제이엠커피그룹의 양재석 회장이다. 포커스에이아이 공시에 따르면 이번 비단 지분 인수액은 121억8000만원에 달한다.
양 회장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를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푸즈에 약 4700억 원에 매각하며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비단 인수를 시작으로 양 회장이 커피 사업으로 일군 자본을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디지털 금융에 투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향토 기업가로서 양 회장이 부산시가 추진하는 글로벌 허브 도시 비전에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이번 비단 인수는 양 회장이 보유한 포커스에이아이(보안 및 AI), 위허브(모바일 결제 플랫폼)와 함께 향후 실물자산(RWA) 기반 토큰 결제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커피 시장에서 대중화를 이끌어낸 양 회장의 감각이 난해한 디지털자산 시장에 접목될 경우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비단(Bdan)의 엇갈린 전망, 재무건전성 확보 vs 대주주 규제 이슈
비단 인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비단이 기존 컨소시엄 중심에서 특정 기업에 의한 의사결정 구조로 재편됨으로써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라는 공공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초 부산시는 비단 설립을 추진하면서 공공성과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지만, 기존 컨소시엄을 통한 운영과 달리 대주주의 영향력이 커진 현재의 구조는 공공성과 거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대주주의 자금력에 기댄 지배구조는 향후 시장 상황이나 대주주의 변심에 따라 사업 자체가 흔들릴 약점도 지니고 있다.
복잡한 금융 규제도 앞으로 비단이 풀어야 할 숙제다. 기존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 빗썸 등)는 엄격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규제 속에 있는 반면, 비단은 규제자유특구인 부산시의 조례를 근거로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대주주가 포커스에이아이로 바뀌면서 사실상 비금융 주체가 금융의 성격이 강한 거래소를 소유하는 구조에 대해 향후 금융당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미지수다.
김상민 비단 대표이사는 이번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해 "재무와 기술 파트너를 동시에 확보한 만큼 안정적인 경영환경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제 막 닻을 올린 비단이 수익성에 급급해 장기적인 비전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상장사가 인수자금을 투입한 만큼 단기간에 수익을 내야 하는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비단은 디지털 금 조각투자 서비스 '센골드'를 인수하면서 단기간에 120만 회원수와 거래액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1월 'e은'의 경우 누적 거래액 약 148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약 100배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는 기존 플랫폼 이용자를 흡수한 효과로 이를 곧 비단 스스로 거둔 성과로 보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새 출항을 알린 비단이 장기적인 비전과 로드맵을 추진할 동력과 의지가 있는지 증명하는 데 있다. 비단이 표방한 실크로드가 자칫 가시밭길이 되지 않으려면 향후 구체적인 규제대응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비단 측은 최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부산을 세계적인 디지털금융 중심지로 성장시키는 견인선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한 비단에게 2026년은 그러한 방향과 목표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컬처 최진승 newsculture@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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