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PSP로 출발해 콘솔·아케이드·모바일을 넘나든 디시디아 시리즈가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한다. 스퀘어 에닉스와 NHN 플레이아트가 손잡은 디시디아 듀엘럼 파이널 판타지(DISSIDIA DUELLUM FINAL FANTASY)가 2026년 3월 iOS·안드로이드 동시 출시를 앞두고 사전 등록을 개시했다. 앱스토어 기재 기준으로 3월 31일이 최종 목표선으로 보인다.
이 게임이 뒤집으려는 것은 세 가지다. 디시디아 시리즈의 전통적인 세계관, 모바일 FF 게임에 대한 팬의 불신, 그리고 NHN 플레이아트가 스스로 쌓아온 공식이다.
세계관을 뒤집다: 이계 전쟁에서 현대 도쿄 일상으로
이전 디시디아 시리즈는 영웅과 악당이 이계에서 맞붙는 1대1 또는 팀 대전 구도였다. 신작은 그 공식을 뿌리째 바꿨다. 무대가 가공의 세계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도쿄다. 거대 크리스탈이 도심에 출현하고 이를 오염시키려는 마물이 나타나자, FF 시리즈의 역대 영웅들이 '고스트'라는 이름으로 정체를 숨긴 채 도시를 지킨다는 설정이다.
오프닝 영상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오모테산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라이트닝, 신주쿠 공원에서 반려견 안젤로와 산책하는 리노아, 타이토 스테이션에서 게임을 즐기는 티나가 등장했다가 긴자 거리에 베히모스가 출몰하자 전사 모드로 전환된다. 스퀘어 에닉스가 오랫동안 팬픽 영역에서만 소비되던 'FF 캐릭터 현대 생활물'을 공식 콘텐츠로 가져온 셈이다.
장르 공식을 뒤집다: NHN식 모바일 배틀에 FF를 올리다
장르 표기는 '보스 토벌형 팀 배틀'이지만, 실제 구조는 모바일 MOBA(모바(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에 가깝다. 3대3으로 나뉜 두 팀이 같은 맵에서 동시에 움직이며 크리스탈 주위의 잡몹을 처치해 브레이버리 수치를 쌓는다.
상대 팀원을 공격해 브레이버리를 빼앗는 것도 가능하다. 수치가 9,999에 도달하면 브레이브 버스트 상태로 전환되고, 이 상태에서만 중앙에 출현한 거대 보스에게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먼저 보스를 쓰러뜨린 팀이 승리한다. PvP와 PvE가 동시에 진행되는 PvPvE 구조다. 캐릭터는 프론트·롱레인지·스피드·서포트 네 가지 역할로 구분되며, 단순히 강한 캐릭터보다 팀 구성의 균형이 승부를 가른다.
이 설계는 NHN 플레이아트의 DNA다. 동사는 일본에서 '#컴파스(#컴パス)'로 누적 수백만 명의 플레이어를 확보한 경험이 있다. 컴파스 역시 3대3 팀 구조의 빠른 모바일 배틀로 유명한 타이틀이다. 듀엘럼의 전투 설계는 그 검증된 공식 위에 FF IP를 접목한 것이다. NHN 플레이아트 입장에서는 자사가 가장 잘 아는 게임 구조에 역대 최강의 IP를 얹은 셈이고, 스퀘어 에닉스 입장에서는 모바일 배틀 장르의 실전 경험이 있는 개발사에 IP 운영을 위탁한 셈이다.
불신을 뒤집다: CBT 호평과 남겨진 과제
2025년 11월 7일부터 14일까지 1주일간 진행된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CBT)에 일본·북미 합산 약 4만 명이 참여했다. 공식 설문에서 참가자의 약 80%가 "정식 출시 후 플레이하겠다"고 답했고, 캐릭터 사용 빈도 1위는 클라우드가 아니라 라이트닝이었다. 속도와 연속기 중심의 스피드 역할인 라이트닝이 CBT 환경에서 강점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일본 매체 4Gamer와 덴게키 온라인의 현장 플레이 리포트에서도 조작 감도와 매치 길이에 대한 긍정 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과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캐릭터 에피소드와 메인 스토리 해금이 PvP 시즌 포인트 획득과 연동되어 있어, 대인전을 원하지 않는 층이 이야기를 즐기려면 결국 경쟁 모드를 강제로 소화해야 하는 구조였다. 오리지널 디시디아 PSP 시리즈가 싱글 플레이로도 완결성 있는 경험을 줬던 것과 대비된다. 개발팀은 이 피드백을 수용해 정식 서비스 전 구조 개선을 예고했다.
해외 커뮤니티 리셋에라와 레딧에서의 반응은 두 갈래다. 셀 셰이딩 그래픽과 현대 도쿄 세계관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스퀘어 에닉스 모바일 서비스의 잇따른 종료 전력이 발목을 잡는다. 레코드 키퍼, 모비우스, 오페라 옴니아까지 정을 붙였다가 서버 종료 통보를 받은 팬들의 심리적 피로감이 실제 유입을 가로막는 최대 장벽이다. 결국 듀엘럼이 뒤집어야 할 가장 큰 공식은 게임의 완성도가 아니라 "스퀘어 에닉스 모바일은 결국 접힌다"는 팬들의 학습된 불신이다.
캐릭터 디자인은 트윈비 더 월드 엔즈 위드 유, 네오 더 월드 엔즈 위드 유를 담당한 야마시타 미키와 노무라 테츠야가 공동으로 맡았다. 현대 의상으로 재해석된 각 캐릭터 비주얼은 현재까지 가장 일관된 호평 항목이다. 한국어·일본어·영어·번체 중국어 4개 언어를 지원하며, 기본 플레이는 무료(인앱 구매 포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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