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WSJ "중간선거 앞두고 트럼프 도박"
트럼프, 지난주 "에너지 비용 낮추는게 중요"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 및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교전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미국 휘발유 가격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에너지 가격 정보업체인 OPIS의 실시간 정보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휘발유 평균 소매 가격이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결정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가늠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가들의 평가가 나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높은 에너지 가격이 전임 대통령에게 큰 타격을 줬다는 점을 감안하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큰 도박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국제유가는 그해 6월 배럴당 100달러를 치솟았다.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도 갤런당 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급등한 물가는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큰 부담이 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강력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 항구의 원유 저장탱크를 배경으로 무대에 올라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것은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조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불과 몇 시간 뒤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2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1.23달러로 전장 대비 6.3%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 이란산 원유 공급 중단 ▲ 중동 에너지 인프라 피격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며, 국제유가 급등세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공존한다.
지난해 미국 원유 가격은 평균 배럴당 65달러였다. 원유 가격이 10달러 오를 때마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약 25센트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일 기준 무연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2.98달러로, 1년 전보다 약 12센트 낮은 수준이다.
에너지 리서치업체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리서치 책임자 케빈 북은 지난 1월 기준 천연가스와 전력 비용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9.4% 높이는 효과가 있었던 반면 자동차 연료 가격은 CPI를 9.4% 낮추는 효과를 냈다고 했다.
그는 "전기요금이 오르는데도 휘발유 가격이 하락해 온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누린 강한 순풍 중 하나였다"며 "트럼프가 바라는 장기적인 유산이 단기적인 경제적 충격을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응해 쓸 수 있는 수단들도 있다. 현재 4억1천500만 배럴인 전략비축유(SPR) 방출이 그중 하나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선임 연구원 클레이턴 시글은 현재 분쟁이 에너지 가격에 미칠 영향은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 규모에 달려 있다고 봤다.
그는 "이번 사태가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지, 아니면 더 높은 수준의 공급 차질 위험이 장기화할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시버트 파이낸셜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마크 말렉은 "휘발유 가격은 심리적으로 강력하다"며 "소비자들이 매일 체감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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