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올해 초 SNS 트렌드는 2016년을 향한 ‘노스탤지어’가 장악했다. 10년 전 사진이나 음악 등 추억의 콘텐츠를 ‘#backto2016’이나 ‘#2026isthenew2016’ 등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SNS에 업로드한 누군가‘들’의 움직임에 미국의 모델 겸 사업가 카일리 제너 등 유명인들이 동참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최근에는 안유진·조이 등 K팝 스타들도 과거 사진을 공유하며 글로벌 열풍을 이어갔다.
이같은 트렌드가 광풍이 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싱어송라이터 진초이가 발표한 세 번째 미니앨범 ‘핸들위드케어’의 타이틀곡 제목이 ‘2016’인 점은 인상적인데, 더 흥미로운 건 진초이가 이 자연발생적 챌린지의 ‘발원지’에 일찌감치 함께 하고 있었단 점이다.
이 곡은 지난해 여름, 진초이가 여덟 살이던 2016년을 되돌아보며 쓴 곡으로, 진초이 개인을 비롯해 Z세대라 일컬어지는 동세대의 고민에서 출발한 곡이다. 한창 꿈과 감수성을 키워가야 할 시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계의 단절을 겪었던 이 10대들은 SNS를 통해 느슨한 연대를 획득했지만 모든 게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 AI 시대의 불안함 속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행복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며 ‘#2016’ 캠페인을 이어갔고, 이에 진초이도 동참하던 와중 탄생했다.
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난 진초이는 ‘2016’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코로나의 흔적에 익숙해지고, 세상이 점점 나아지고 있는 과정 속에서 겪는 노스탤지어의 성장통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 어렸을 땐 2016년이 내 미래가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2주 동안 학교를 안 가도 될 거라던 코로나가 2년간 이어지며 우리 또래 친구들은 두 살보다 더 성장해버렸다”며 “잠깐 어두웠던 시간을 지나 다시 나와보니 전에는 필터 없이도 화려했던 하늘의 색을 보정하고, 점점 핸드폰에 빠져들어서 하늘을 보지도 않은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고 했다.
진초이는 “2016년은 우리가 잃은 것들을 다 담고 있는 해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나와 같은 생각이었던 SNS의 또래 친구들이 한마음으로, 각자 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으로 2016년을 홍보한 결과물인 것 같다”며 “지금은 2026년이지만 (한편으론) 2016년도다. 우리의 순수한 동심을 지켜주시는 어른들과, 애타게 마음에 불을 지르고 다니던 친구들 덕분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놀고 있다”고 현재의 챌린지를 언급했다.
진초이는 ‘2016’의 가사에 자신의 어린 시절 곳곳의 흔적을 담아냈다. 그는 “가사에는 내가 많이 먹던 IN-N-OUT의 시크릿 메뉴의 이름을 넣었고, 내가 그리워하는 곳을 ‘back to ()’라고 표현해 넣었다. 뮤직비디오도 내가 기억으로 그려낸 어렸을 때 동네와 추억이 많은 물건들로 꽉 채운 영상이다. 만들면서 ‘이게 이러려고 가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리움과 기쁨의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설명했다.
진초이는 “그땐 익숙해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이젠 내 취향이 됐고, ‘더 간직할걸’이라는 마음 아픈 생각도 많이 했다. 노스탤지어만큼 아픈 건 없는 것 같다”면서도 “개인적으로 꽤 열심히 2016 트렌드를 즐기고 있고, 그 마음을 이해해주는 친구들과 함께 천천히 돌아가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진초이는 “2016년도의 시작점부터 지켜봤던 저는 트렌드의 형성 과정을 배운 것 같아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면서 “곡 역시 그 시절을 더 홍보하기 위한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발매 일정 때문에 완벽하게 트렌드가 시작하기 이전에 발표하게 된 건 아니지만 예쁜 시기에 나온 것 같아 뿌듯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모두의 2026년이 2016년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0대 뮤지션 진초이가 현재의 고민을 동 나이대 친구들과 공유하며 쓴 자전적 이야기가 수개월이 지나 전 세계의 트렌드가 된 점은 향후 그가 보여줄 음악 행보에 대한 궁금증을 더한다. 결과적으로 ‘선견지명’이 된 선택이지만, 실질은 진초이가 감정을 섬세하게 고민하고 기민하게 음악으로 담아내 유의미한 ‘한끗’ 차이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단 거다.
삶과 경험 속에서 무한한 영감을 얻고 있는 진초이는 앞으로 자신의 음악 활동에 대한 마음가짐도 함께 전했다. “하고 싶은 걸 꼭 다 했으면 좋겠어요. 평소에도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인데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하고 싶은 게 정답인 거 같아요. 해야 되는 것들과는 다르게, 하고 싶은 건 선택이잖아요. 제가 제 자신에게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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