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금융감독원(원장 이찬진)은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서 감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조사 프로세스 혁신과 감독 균질화를 도모하고, 금융권 AI 위험 관리 체계를 지원한다.
AI 접목 감독업무 디지털화 속도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찬진 금감원장은 연초 2026년 금감원 업무계획을 통해 5대 전략 목표 중 첫 번째로 '쇄신'을 제시하고 감독 역량 제고를 위한 내적 쇄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AI 기술 접목을 통한 감독업무의 디지털화 및 수요자 중심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감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우선 민원·분쟁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금융소비자 관점의 지능형 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AI가 유사 사례와 판례를 자동 추천하여 소비자 권익침해 사각지대를 줄이고 감독 서비스 품질을 균질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또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불공정거래 조사시스템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등 조사 프로세스 혁신에 나설 방침이다. AI 불법정보 감시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새롭게 등장하는 불법광고 유형을 신속하게 모니터링해 피해 발생을 예방하도록 한다.
아울러 검색·추출·활용이 원활한 형태로 검사·제재 정보 제공방식을 개선·변환하고, 금감원 홈페이지 UI/UX(사용자 환경·사용자 경험)를 개편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상생을 키워드로 한 전략 목표도 포함됐다. 민생금융범죄 척결 역량 강화를 통한 '잔인한 금융' 혁파가 목표다.
국민의 재산과 일상을 위협하는 불법사금융, 보이스피싱 수법이 진화하고 피해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민생금융범죄에 대해 사전 차단, 피해 구제 및 피해 예방 등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불법사금융 사전 피해 예방을 위해 AI를 활용한 불법정보 감시시스템을 고도화한다. 불법광고뿐만 아니라 불법추심 등 신규 유형까지 적발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발·고도화한다.
또 온라인 플랫폼사의 불법 금융광고 차단 자율규제 강화를 유도해 신속하게 피해 구제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은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도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온라인 상담 채널 개설, 신고센터 인력 증원 등을 추진하고 상담직원이 불법사금융업자에게 직접 연락해 추심 중단 등을 요청하고 채무 종결을 요구한다. 불법사금융 피해상담 기능을 강화하고 불법추심 관련 초동 대응을 강화한다. 불법 추심자에게 채무자대리인 선임 및 법적 대응 예정임을 사전 경고할 수 있도록 한다.
보이스피싱 대응체계도 강화한다.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 추진 등을 통해 범죄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구축한다.
은행권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인 AI 플랫폼 운영을 비은행권으로 확대해 전체 금융권이 범죄 의심 정보를 공유하고 탐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2026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올해를 '실질적 금융소비자 보호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금융권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 도입
이찬진 금감원장은 2026년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금융총괄국 내 기존 디지털혁신팀을 'AI·디지털혁신팀'으로 재편했고 '디지털리스크분석팀'을 신설했다.
금감원은 올해 1월 금융권이 혁신과 책임의 균형 아래 건전하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분야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AI RMF)’를 마련했다. 이는 금융회사가 스스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망분리 규제 합리화, 인프라·데이터 제공 등을 통해 AI의 잠재력이 금융 분야에서 현실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운영 가이드라인, 개발·활용 안내서, 보안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 금융회사가 AI를 도입·활용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다만 AI의 복잡성, 불투명성, 데이터 의존성 등으로 인한 새로운 유형의 위험이 대두되면서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금융안정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AI RMF는 법적 강제력이 없는 가이드라인 형태의 자발적 지침이다.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 개정 방향’과 관련 사안으로 금융분야 AI 7대 원칙 중 ‘거버넌스 원칙’을 구체화했다. 규모, 인적·물적 자원, 영위 업무, AI 활용 범위·수준 및 기술 성숙도 등 각 회사 사정에 따라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등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우선 금융회사가 AI 위험관리 등을 위한 의사결정기구 및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관련 내규를 마련하는 등 ‘AI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특히 의사결정기구의 위원장은 AI와 관련된 사업계획, 전략, 위험 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CEO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또 책무구조도를 도입한 금융회사는 AI 관련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등에 관한 책무를 반영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했다.
AI 도입 및 개발 추진 조직과 독립된 위험관리 전담 조직을 설치해 AI 관련 업무 전반을 통제하고 관리하도록 했다. AI 위험 인식·측정·평가 등 위험관리 전반을 총괄하고 ‘AI 기본법(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2026년 1월 22일 시행)’ 등 관련 법규상 각종 의무의 준수 여부를 관리·감독하도록 했다.
두 번째는 ‘AI 위험평가’다. 금융회사는 AI 위험의 체계적인 인식·측정·관리 등을 위해 위험기반 접근방법(Risk-based approach)의 종합 평가체계를 구성하도록 했다. 단 규칙 기반 접근방법(Rule-based approach) 등 금융회사의 AI 도입 범위, 규모, 인력 등 자체 실정에 맞는 위험등급 분류도 허용한다.
합법성 원칙, 신뢰성 원칙, 신의성실 원칙, 보안성 원칙 등 정량적 요소를 토대로 위험평가 체계를 설계하고 원칙을 지키기 위한 기본 요소를 평가 항목 등에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AI 위험통제’ 부분이다. 초고위험 AI 시스템 등에 대해서는 AI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출시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모니터링·사후관리, 문서화 및 교육, 감독당국 정보공유 등 위험통제를 위한 제반 절차를 이행토록 했다.
금감원은 "업권 별 협회 등을 통해 금융권에 AI RMF안을 배포하고 설명회·간담회 등을 통해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친 후 올해 1분기 중 최종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인·주식 불공정거래 조사 ‘신속·정확’…보이스피싱 ‘꼼짝마’
금감원은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조사를 위한 매매분석 플랫폼(VISTA, Virtual Assets Intelligence System for Trading Analysis)을 활용 중이다. API(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통한 초빈도 매매 등 가상자산 불공정거래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어서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가상자산 불공정거래를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한 사건 처리를 위해 올해 말까지 AI 분석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금감원은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대해 소비자경보를 통해 비상등도 켜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1월 코스피 및 코스닥 상승세에 불법 리딩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실제 존재하는 전문가인 척 행세해 교묘하게 투자자들의 의심을 차단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사례를 들며 금융소비자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 2월 금감원은 AI 보이스피싱 사기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AI로 조작한 아이의 울음소리로 부모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소액 송금을 요구해서 단시간에 범죄를 일으키는 방식 등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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